이란 전쟁이 끝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27일 이스라엘과 함께 ‘장대한 분노(Epic Fury)’라는 작전명으로 이란 공격을 시작한 지 5개월이 지났다. 이란의 핵 개발 저지와 체제 붕괴가 목적이었다. 의회와 국민은 놀랐지만 대통령은 이를 무마하려던 듯 한 달 정도면 전쟁은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5개월이 넘어도 전쟁은 끝이 보이질 않는다. 이란 전쟁이 미국과 세계에 미친 영향은 크다. 미국에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생필품 가격이 오르고, 군사비 지출도 급증했다. 정치적 분열도 심해졌다. 세계 경제도 큰 타격을 입었다. 중동지역은 양국 간 무력행사로 불안한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
지난 6월 중순, 미국과 이란은 개전 106일 만에 종전을 위한 MOU(양해각서)에 서명해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불과 한 달도 안 돼 양측은 MOU 파기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며 전쟁은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 답을 2500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 전략가 손무의 손자병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손자는 전쟁을 함부로 시작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국민의 생사와 국가의 존망이 달려 있기 때문에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손무는 전쟁을 시작하려면 국가 지도자와 국민 사이의 공감대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과의 공감대는커녕, 법적 절차인 의회 승인도 얻지 않았다.
이란의 핵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15년, 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도 참여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제한하는 ‘포괄적 공동 행동계획(JCPOA)’ 체결로 일단락된 문제였다. 그때는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를 담당하는 호르므즈 해협 통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이 협정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영구히 막을 수 없다고 비난하며 탈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대이란 제재 강화에 나섰다.
이란은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 앞에 쉽게 굴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하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맞섰다. 이란이 원유 공급망을 볼모로 잡은 탓에 전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정부의 극렬한 항전 의지를 간과했다. 손자병법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했는데 트럼프 정부는 적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전쟁을 시작한 꼴이 됐다.
결과적으로 이란 전쟁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주는 등 잃은 것은 많은데 얻은 것은 없는 ‘낭비 전쟁’이 되고 말았다.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에 손자병법이 있었다면 이러한 ‘낭비 전쟁’은 막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