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에 사는 40대 여성 김모씨는 매달 마지막 날 밤마다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 1일 0시가 되자마자 경기지역화폐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접속을 해도 수만명이 몰려 대기 시간은 1~2시간을 훌쩍 넘긴다. 조금만 늦게 접속하면 ‘인센티브 예산이 소진돼 종료됐다’는 안내 문구가 뜬다. 김씨는 “충전 인센티브로 아이들 학원비를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매달 충전하는데 접속자가 너무 많아서 그런지 대기 시간도 길고 빨리 소진된다”고 아쉬워했다.
경기지역 지자체들의 지역화폐 충전 방식이 변하고 있다. 매달 1일마다 접속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긴 대기시간에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져서다.
31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내 지역화폐 발행 규모는 2019년 4961억원에서 2023년 5조1277억원, 2024년 4조5662억원 등으로 늘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지역화폐 충전금액의 8~10%를 인센티브로 지급한다. 식당, 카페는 물론 제과점이나 편의점, 학원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충전일인 매달 1일만 되면 경기지역화폐앱은 대기 시간이 생기면서 “지역화폐 충전이 유명 가수 티케팅만큼 어렵다”는 말까지 나왔다. 지역 커뮤니티 등에서 ‘지역화폐 인센티브 충전 성공하는 법’까지 공유할 정도다.
경기 화성시는 지역화폐 충전 한도를 기존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줄였다. 경기지역화폐 앱 화면 캡처
지자체도 더 많은 주민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구매 한도를 줄이고 나섰다. 화성시는 내달부터 연말까지 희망화성지역화폐의 인센티브 적용 월 구매 한도를 1인당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인센티브 비율은 기존과 동일한 충전 금액의 10%를 유지한다. 그러나 충전 금액이 줄어드는 만큼 인센티브는 최대 5만원으로 줄어든다.
용인시도 다음 달부터 용인와이페이의 월 충전 한도를 1인당 기존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낮춘다. 인센티브는 기존과 동일한 10%를 유지한다. 충전 한도는 줄어들지만, 충전 할인율은 기존과 동일한 10%를 유지한다. 평택시도 최근 카드 기준 지역화폐 월 충전 한도액을 8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줄였다. 광명시는 7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안양시와 과천시도 월 3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축소했다. 용인시 관계자는 “국·도비 지원 감소와 이용자 증가로 지역화폐 인센티브 예산이 조기 소진되는 상황을 줄이고, 더 많은 시민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충전 한도를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충전 한도 조정으로 용인시의 지역화폐 인센티브 수혜 대상은 기존 3만7000여명에서 6만700여 명으로 7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원시는 다음달부터 경기지역화폐 앱 충전화면 진입 시간을 오전 9시로 변경했다. 경기지역화폐 앱 화면 캡처
수원시는 다음 달 1일부터 수원페이 인센티브 충전이 시작되는 오전 9시 이전에는 충전 화면에 들어갈 수 없도록 운영 방식을 변경한다. 지금까지는 사전 대기가 가능해 충전 시간 이전부터 입장하는 시민들로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 용인시와 화성시도 내달부터 각각 인센티브 혜택이 시작되는 오후 1시와 오후 3시 이전에는 충전 화면에 미리 접속해 대기할 수 없도록 했다.
경기도도 지난해 11월 경기지역화폐 발행지원사업 운영지침을 개정해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됐던 지역화폐 정책을 지역 실정에 맞게 추진할 수 있게 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역화폐 이용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많은 시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