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K방산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가파른 조정을 받고, 각 사별로 2분기 성적표가 갈리면서 사업 전개와 실적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5% 증가한 1조365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9625억원인데, 이보다 41.9% 많은 금액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9조2929억원으로 47.2% 증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에선 차륜형 대공포 천호와 천검 등 주요 양산 사업의 물량이 늘었고, 해외에선 폴란드와 이집트, 중동 등으로 계획된 납품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풍산의 2분기 영업이익도 1252억원(+33.8%)으로, 컨센서스(860억원)를 45.6% 상회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3.6% 증가한 1조470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앞서 실적발표를 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현대로템은 부진한 성적표를 공개했다. KAI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1% 감소한 484억원으로, 컨센서스를 20% 넘게 밑돌았다. KAI 측은 “소형무장헬기(LAH) ‘미르온’ 납품 지연이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친 데다, 비교 기간인 지난해 2분기엔 소송에서 이겨 일회성이익(380억원)의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미르온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는데, 지난 4월 결함이 확인돼 육군 납품이 중단된 상황이다.
현대로템도 영업이익이 9.7% 감소한 2324억원으로 나타났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수출 계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는데, 상반기 타결이 예상됐던 이라크 사업은 중동 전쟁 이후 협상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내달 6일 실적 발표 예정인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의 매출 컨센서스는 1조2103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175억원으로 이를 충족시킬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방산 기업의 주가도 고점대비 사실상 반토막난 상황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방산기업들이 편입된 ‘KRX K-AI 방산 톱5 지수’는 전날종가기준 최고점(지난 4월 22일) 대비 47.5% 하락했다. 단기간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과 차익실현이 이어진 데다, 수출 계약 지연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것이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방산업계와 증권업계는 2분기 부진이 납품 지연과 일회성 비용 등의 영향이었던 만큼,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방공 미사일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방공망 밸류체인에 속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 D&A의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현대로템은 신규 수출 수주 가능성이 여전히 높고, 수출 파이프라인이 수주잔고에 반영되면 영업이익이 높아질 것이다. KAI도 중장기 실적개선 기조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