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알링턴하이츠의 한 식료품점에서 고객이 장을 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올해 1분기 2%를 웃돌았던 미국 경제성장률이 2분기 1.5%로 소폭 둔화했다. 대신 개인 소비와 인공지능(AI) 투자 덕에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30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기준 1.5% 증가했다고 밝혔다(속보치 기준). 1분기(2.1%)나 시장 예상치(1.8%)를 모두 밑도는 수치다. 정부 지출 감소, 수입 증가 등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 등 제품의 수입이 늘어난 게 성장률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률 기여도는 –1.01%포인트로 집계됐다.
그러나 미 경제의 핵심으로 꼽히는 소비는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소비지출은 연율 기준 3.2% 늘어 1분기(0.5%)보다 크게 늘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국면이 계속되고 관세까지 인상되면서 민간 소비가 부진할 것이란 전망을 뒤엎은 것이다. 개인 소비의 2분기 성장률 기여도는 2.12%포인트에 이른다. 민간 투자 역시 인공지능(AI) 인프라 부문에서 호조를 나타내면서 3% 늘었다. 민간의 소비와 고정투자를 보여주는 지표인 ‘민간지출’ 증가율은 3.9%로 2023년 1분기(4.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편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5월 상승률(4.1%)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PCE 물가지수는 가계가 실제로 어떤 재화‧서비스에 얼마나 지출했는지를 보는 지표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선호하는 지표로 꼽힌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 올라, 전월(3.3%)에 비해 상승세가 둔화됐다.
미국 경제가 소비·투자를 중심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자, 일각에선 ‘골디락스’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소비·투자 상승세가 북중미 월드컵 등으로 인한 일시적일 현상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실제 지난달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 저축률은 2.7%로, 2022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물가 상승 불씨도 아직 남아있다. 지난달에는 중동 전쟁 일시적 휴전 가능성으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최근 들어 확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반전될 가능성이 다분하다”며 “골디락스 기대는 섣부른 평가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날 케빈 워시 미 Fed 의장은 기준금리(현 연 3.50~3.75%)를 5회 연속 동결하면서도, 물가상승률 목표치(2%)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최근의 충격에도 경제는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Fed 목표치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