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장관이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기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31일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과 관련 “이제 검사는 수사할 수 없다”며 “새로운 형사사법제도가 성공적인 개혁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법무부도 적극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형사사법절차의 획기적 전환을 내용으로 하는 형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된다”며 이같이 적었다.
정 장관은 “개혁의 성패는 기존 질서를 바꾸는 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얼마나 더 풍요롭고 윤택하게 만드는가에 달려 있다”며 “하늘같이 높은 이상, 태산 같은 명분, 거창한 구호는 모두 부차적일 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그리고 민생에 실질적 도움이 되느냐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상과 명분만 앞세우고 성과가 없는 개혁은 백성과 시민,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게 된다는 사실은 동서고금의 역사가 증명한다”며 “앞으로 새로운 형사사법제도가 정의 실현과 피해자 보호로 진정 국민에게 힘이 되고 성공적인 개혁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법무부도 적극 노력하고 끊임없이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형소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됐다. 법안은 재석의원 178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전날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 직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해 토론을 이어 온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형소법 개정안은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해 검사의 직접 수사를 막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도 폐지된다.
다만 검사는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경찰은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하며 그 결과를 검사에 알려야 한다. 수사 기간은 필요에 따라 최대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또 수사 과정에서의 모든 자료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기록하도록 했다.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할 경우 이에 대해 고소인·피해자·고발인이 이의를 신청할 수 있게 하고, 이에 필요한 사건 기록 열람·등사 권한도 부여했다.
개정안에는 ▶중대한 위법 수사를 근거로 공소가 제기된 경우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가 공소 기각 판결의 사유로 새롭게 추가됐다.
개정안 통과 직후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형소법 개정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정 장관 역시 앞서 청와대 참모 등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퇴 의지를 밝혀왔지만, 이 대통령의 만류로 실제 사표를 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