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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車 냅다 들이박는다…치사율 50% 사고 막는 ‘비트박스’

중앙일보

2026.07.31 14:00 2026.07.3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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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신대구부산고속도로에서 발생한 2차사고 모습. 뉴스1

지난 2월 신대구부산고속도로에서 발생한 2차사고 모습. 뉴스1

#. 지난 3월 10일 오전 5시께 중부내륙고속도로 남김천IC 부근(창원방면)에서 앞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전복된 승용차를 뒤에서 오던 25t 화물차가 들이받아 승용차 운전자인 20대 남성이 목숨을 잃었다.

#. 2024년 3월 17일 오후 7시께 고창담양고속도로 40㎞ 지점(고창방면)에서 가드레일에 부딪힌 경차가 멈춰섰고, SUV 차량이 이를 들이받았다. SUV 차량 운전자가 구호조치에 나섰지만 뒤따르던 관광버스가 덮쳐 경차 운전자와 동승자, SUV 차량 운전자 등 3명이 숨졌다.

이들 인명사고는 고장·사고 탓에 멈춰선 차량을 뒤따라온 차가 충돌해 발생하는 ‘2차사고’로 운행 속도가 빠른 고속도로에선 더욱 치명적이다. 특히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고속도로 이용차량이 급증하는 시기에는 2차사고를 더 주의해야 한다.

1일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2차사고(286건)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138명으로 같은 기간 전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784명)의 17.6%를 차지했다.

전체 교통사고(7865건)에서 2차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이 3.6%에 불과한데도 사망자 비율은 5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게다가 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를 의미하는 치사율을 따져보면 2차사고는 더 치명적이다.

일반사고의 치사율은 평균 8.5명이지만 2차사고는 무려 48.3명이다. 2차사고가 나면 2건 중 한 명꼴로 목숨을 잃는다는 얘기다. 올해만 보면 7월까지 38건의 2차사고로 21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55.3명이나 된다.

도공 관계자는 “운전자들은 기본적으로 앞의 차량이 계속 달리고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멈춰선 차량에 대한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며 “통상 시속 100㎞ 넘게 달리는 상황에선 제동거리도 길어져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2차사고를 피하기 위해선 사고나 고장 때 행동요령을 숙지하는 게 중요하다. 사고·고장 등으로 고속도로 위에 멈췄을 때는 후속 차량이 해당 상황을 알 수 있도록 우선 비상등을 켜고(비), 트렁크를 연 뒤(트)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 빨리 도로 밖으로 대피(박)해야 한다.
자료 한국도로공사

자료 한국도로공사


이때 차량이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라면 가급적 갓길로 이동한 뒤 대피하는 게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차량은 놔두고 비상조치만 한 뒤 서둘러 피해야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대피 뒤에는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도공 콜센터(1588-2504)나 112, 119에 신고(스)하면 된다.

도공 관계자는 “고속도로 상에서 고장이나 사고가 나면 운전자들이 차에서 내려 차량 상태를 살피고, 그 자리에서 사고 책임을 따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무조건 비상조치 뒤 빨리 도로 밖으로 피하라는 의미다.

도공에서는 이러한 행동요령을 기억하기 쉽게 줄여서 ‘비·트·박·스’로 이름 짓고 이를 알리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또 도공 콜센터로 연락하면 사고·고장 차량을 가까운 안전지대까지 무료로 견인해주는 ‘긴급견인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사고·고장 차량이 아닌 뒤따르는 차량이 2차사고를 피하려면 운전 중에는 전방을 늘 주시하고, 졸음이 올 땐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게 필요하다. 도로 위에 멈춰선 차량을 들이받은 차량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강갑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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