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에서 감자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크라운제과 어썸 체다치즈맛, 오리온 포카칩 오리지널, 가루비와 협업한 해태 감자칩, 농심 포테토칩 엽떡 로제맛. 사진 크라운제과·오리온·농심·해태제과
감자 간식이 수천억 매출을 끌어 올리며 식품·유통업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밀가루보다 낫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건강 간식으로 이미지 변신 중이다.
31일 오리온에 따르면 지난해 감자 스낵 매출은 874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7400억원, 2024년 7970억원 매출을 내며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감자로만 연 매출 1조원 달성까지 기대 중이다. 2014년 감자 스낵 ‘허니버터칩’ 열풍을 만들었던 해태제과는 10년 만인 2024년에 5500억원 판매액을 달성했다. 2021년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의 ‘국산 감자칩 선호도’ 조사에서 22.3%를 얻어 1등을 했던 농심의 ‘포테토칩’은 2025년 매출 49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보증수표이다보니, 차별화 경쟁도 치열하다. 1988년 감자연구소를 설립한 오리온은 감자칩 생산만을 위한 종자 개발까지 했다. 감자칩은 원료 비중이 높아, 감자의 맛이 곧 과자의 맛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해태제과는 감자 스낵 강자인 일본 브랜드 ‘가루비’와 협업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가루비감자칩’ 야키니쿠맛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연어초밥맛을 출시했다. 농심은 동대문엽기떡볶이와 협업해 6월 ‘엽떡 로제맛 포테토칩’을 내놓았다. 온갖 종류의 감자칩이 나오면서, 유튜브에는 ‘감자칩 1등 가리기’ ‘감자칩 경쟁전’ 콘텐트까지 유행하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감자칩이 쏟아지면서, 유튜브에서는 감자칩을 모아두고 리뷰하는 콘텐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 채널 '침착맨' '승빠' 캡처
과거엔 감자칩이 탄수화물 함량이 높아 살이 찐다, 유탕처리돼 건강에 안 좋다 등의 인식이 많았지만, 최근엔 영양학적으로 괜찮다는 평이 적지 않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감자칩은 진짜 감자로 만드니 원료도 확실하고 밀가루 과자보다 가공 단계가 적어, 상대적으로 건강한 스낵이라는 이미지가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단순 원물 100g를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생감자는 70칼로리, 밀가루는 370칼로리로 열량 소비 부담도 덜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감자의 비타민C 함량이 사과보다 약 3배 높고, 감자 2개만 먹으면 성인의 하루 비타민C 권장량을 섭취한다는 조사 결과를 냈다.
튀기고, 찌고, 굽는 등 감자는 가공방법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어 ‘다이어트 간식’으로 만들기도 쉽다. 크라운제과는 튀기지 않고 감자를 쪄서 만든 과자 ‘어썸’ 체다치즈 맛을 6월 신상으로 출시했다. CU는 오븐에 구운 ‘베이크드 감자칩’을 판매해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웰푸드의 ‘고단백질 감자칩’과 올리브영에서 판매하는 ‘크런틴 감자칩’은 운동 마니아들 사이에서 “근 손실을 막아주는 과자”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중국 매장에 진열된 오리온 감자칩 모습. 사진 오리온
해외에서도 K감자칩은 인기가 뜨겁다. 중국과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오리온은 감자스낵 매출 73%가 해외에서 발생한다. 올해 중국에서는 ‘스윙칩’이 판매 2위 브랜드로 올라, 초코파이를 넘어섰다. 1위는 ‘오! 감자’로, 지난해만 중국에서 매출 2600억원을 끌어왔다. 해외에선 현지인 입맛에 특화한 ‘스윙칩 고수타코맛’ ‘오! 감자 갈릭버터맛’도 볼 수 있다.
해태 허니버터칩은 2022년 캐나다 T&T 수퍼마켓에서 ‘10캐나다달러 미만 아시아 과자’ 순위에서 1등을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