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체류 중인 17억대 사기 범죄 피의자의 여권을 무효처분한 외교부의 조치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건 내용을 묘사해달라는 명령어를 입력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Gemini
서울행정법원 10부(재판장 정은영)는 6월 24일 사기 피의자 A씨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여권무효처분 취소청구 소송 사건에서 청구 기각 판결을 내렸다.
A씨는 범죄단체에서 활동하며 다른 조직원들과 함께 피해자 25명에게 약 17억6000만원을 가로채는 등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았다. 외교부 장관은 해외 체류 중이던 A씨의 여권을 무효처분했다.
A씨는 외교부 장관이 사전통지 없이 여권을 무효처분해 행정절차법을 위반했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사건의 피의사실이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공범들의 일방적인 진술에 의존한 것이어서 사실인정에 오류가 있다며 재량권을 남용한 처분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가 해외 체류 중 유효 여권을 계속 보유하면 형사사법권 실현에 장애가 될 수 있어 처분의 신속성과 밀행성이 필요했다"며 외교부의 처분이 행정절차법 21조 4항에 근거한 정당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외교부장관이 이러한 사유를 사건 처분서를 통해 A씨에게 알려준 점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외교부가 재량권을 남용했다는 A씨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 12조와 13조에 따르면 외교부 장관은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로 인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람 중 국외에 있는 사람’의 유효한 여권을 무효처분 할 수 있다. A씨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는데, 이 죄는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한다.
법원은 외교부의 처분 때문에 A씨가 체류국에서 운영하는 사업체에 불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국가의 형사사법권 확보라는 공익이 그보다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