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천군동 경주보문관광단지 내 경주엑스포대공원. 평소 가족들이 손잡고 거닐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곳에 좀비가 출몰했다. 국내 여름 대표 콘텐트로 자리잡은 ‘엑스 호러(EX-HORROR)’ 행사가 올해도 천년고도 경주를 찾아오면서다. 이달 1일부터 30일까지 경주엑스포대공원 화랑숲에서는 신라와 좀비를 결합한 색다른 야외 호러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6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화랑숲에서 정체불명의 신라 금관이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단순한 유물 발굴은 조사단의 집단 실종으로 이어지고 ‘건드려서는 안 될 것을 건드렸다’는 의문의 흔적만 남는다. 관람객은 실종된 조사단을 찾기 위해 투입된 수색대원이 돼 어둠 속 단서를 추적하며 좀비로 뒤덮인 화랑숲에서 사건의 진실을 밝혀나가는 콘셉트다.
화랑숲 곳곳에는 실제 숲 지형을 활용한 다양한 공포 연출과 미션, 배우들의 실감 나는 퍼포먼스가 더해져 관람객들에게 한층 몰입감 있는 공포 체험을 제공한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후 8시부터 10시 30분까지, 주말과 공휴일은 오후 8시부터 11시 30분까지다.
지난해 경북 경주시 경주엑스포대공원에서 열린 '엑스 호러' 행사 장면. 사진 경주시
경주와 함께 경북 관광을 대표하는 안동에서도 야간 관광이 진행된다. 오는 9일까지 월영교와 임청각 일원에서 진행되는 ‘월영야행’이다. 안동에서 매년 개최되는 월영야행은 지난해 열흘간의 행사 기간에만 28만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올해는 기존 월영교 중심이던 행사 공간을 독립운동의 성지인 임청각까지 확대했다.
올해 월영야행에서는 새롭게 확장된 동선을 따라 안동의 독립운동 역사를 체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매일 오후 7시 30분 임청각을 출발해 와룡터널을 거쳐 안동무궁화공원까지 걷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광복으로 가는 길’과 태극기 구슬을 활용한 볼펜 만들기와 암호 해독 미션 등을 수행하는 ‘태극기 휘날리며, 1894 안동의 밤’ 등이 상시 운영된다.
오는 9일까지 경북 안동시 월영교와 임청각 일원에서 진행되는 '월영야행' 포스터. 사진 안동시
이들 지자체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야간관광’에 힘을 쏟고 있다. 빛을 테마로 한 야간 명소를 꾸미거나 야간에만 영업하는 야시장, 관광명소를 야간에 둘러볼 수 있는 야행(夜行) 행사를 기획하는 등의 방식이다.
지자체들은 야간관광이 주간관광보다 경제 효과가 더욱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낮보다 방문객의 체류 시간이 길어지고 소비도 더 늘어난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야간관광은 여행객의 평균 체류 일수를 0.7일 증가시키고, 주간 대비 쇼핑 31%, 레저 27%, 외식 19%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 연일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낮보다는 밤에 활동하는 인구가 늘어 야간관광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경북 경주시 경주엑스포대공원에서 열린 '엑스 호러' 행사에 방문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 경주시
한국관광공사도 야간관광 활성화에 적극적이다. 오는 10월 10일까지 전국 10개 야간관광 특화도시에서 ‘2026 대한민국 밤밤 페스타 시즌2’를 릴레이 방식으로 개최한다. 부산을 시작으로 통영·강릉·전주·공주·대전·인천·여수·진주·성주에서 지역 대표 관광자원과 문화·예술 콘텐트를 연계한 야간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차별화된 콘텐트와 야간관광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체류형 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