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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바 한잔, 10분씩 돌며 소개팅…‘패스트 프렌드’ 찾는 2030

중앙일보

2026.08.01 14:00 2026.08.0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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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술을 즐긴다는 ‘혼술’과 술집의 합성어인 혼술바가 2030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한 AI 이미지. 사진 제미나이

혼자 술을 즐긴다는 ‘혼술’과 술집의 합성어인 혼술바가 2030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한 AI 이미지. 사진 제미나이

서울에 사는 직장인 A씨(26)는 퇴근 후 잠깐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혼술바’를 찾는다. 이전엔 도수가 높은 술과 거창한 안주를 즐겼다면, 최근에는 간단한 잔술을 곁들이며 옆에 앉은 모르는 사람과 가볍게 대화를 나눈다. A씨는 1~2주에 한 번씩 혼술바를 찾아 지금까지 5번 이상 방문했다.

혼자 술을 즐긴다는 ‘혼술’과 술집의 합성어인 혼술바가 2030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가볍고 일회적인 만남이 강조된 혼술바는 1인 여행객이 많은 제주도 등 객지에서 수년 전부터 인기를 얻었다. 혼자 방문해도 옆이나 앞에 앉은 모르는 사람과 어울릴 수 있다는 특징 때문이다. 현재는 서울·경기 지역을 포함해 전국 번화가로 확산해, 여가시간을 보내려하는 대학생부터 퇴근한 직장인까지 많이 찾는다.


혼자 술을 즐긴다는 ‘혼술’과 술집의 합성어인 혼술바가 2030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내 위치한 혼술바의 모습. 한찬우 기자

혼자 술을 즐긴다는 ‘혼술’과 술집의 합성어인 혼술바가 2030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내 위치한 혼술바의 모습. 한찬우 기자

지난 29일 오후 9시,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혼술바 프랜차이즈 B주점에는 10명 안팎의 손님이 잔술을 기울이고 있었다. 다소 어두운 조명 아래, 니은(ㄴ)자 형태의 테이블과 20여개 좌석이 놓여 있었다. 공연업계 종사자, 복학을 앞둔 대학생 등이 길게 테이블에 늘어 앉아 1만원 초반대의 하이볼·칵테일 등 가벼운 주류를 한두 잔씩 마시고 있었다. 교환학생, 취업 등 일상적인 대화를 시작으로 간단한 카드게임까지 즐겼다.


혼술바를 세 번 이상 방문했다는 20대 정모씨는 “편하게 혼자 와서 옆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가, 관계를 끝낼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A씨는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결이 맞지 않거나 주점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혼술바로 이동해, 하루에 2~3곳을 옮겨 다닌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방문한 혼술바의 점주는 “서울 홍대·상수 일대에만 이런 바가 20여 개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면서도 “주말엔 대부분 매장이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 줄이 있을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혼술바 프랜차이즈인 B주점은 현재 전국 9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서울에 입점한 점포만 28개에 달한다.


'혼술바'를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서울 마포구 인근에서만 20개 안팎의 지점이 검색된다. 혼술바는 서울과 경기를 비롯한 전국 번화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맵 캡처

'혼술바'를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서울 마포구 인근에서만 20개 안팎의 지점이 검색된다. 혼술바는 서울과 경기를 비롯한 전국 번화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맵 캡처

2030세대의 가볍고 속도감 있는 관계 맺기는 이성과의 만남에서도 나타난다. 다수 이성과 짧게 대화를 나누고 헤어지는 ‘로테이션 소개팅’도 덩달아 인기를 끈다. 한 업체의 운영 방식에 따르면, 남녀 각각 12명이 모여 한 사람당 10분씩 총 2시간 동안 간단한 대화를 나눈다. 이후 메모를 교환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회초년생인 김모(25)씨는 “일반적인 소개팅보다 더 적은 부담으로, 다양한 상대와 가볍게 대화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가 복잡한 관계에서 벗어나 일회적인 만남을 즐기는 ‘패스트 프렌드’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의 ‘느슨한 관계 맺기’가 반영된 현상”이라며 “탁자 형태나 분위기 등 측면에서 볼 때, 최근 유행한 ‘경찰과 도둑’ 놀이보다 한층 관계 지향적인 모습을 띤다”고 말했다.




한찬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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