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사고 치료비 3000만원 넘기도…한방병원 진료비 5년 새 27% 증가
중앙일보
2026.08.01 22:55
한 한방병원 입원실. 기사의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정종훈 기자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의 과잉진료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방병원의 경상환자 1인당 치료비가 최근 5년간 2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장기 입원 사례에서는 접촉사고 치료비가 3000만원을 넘는 경우도 확인됐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KB·DB 등 대형 손해보험사 4곳의 자동차보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양방병원의 경상환자(12~14급) 1인당 치료비는 2020년 33만8000원에서 지난해 35만5천원으로 5.0% 증가했다.
반면 한방병원은 같은 기간 85만6000원에서 108만3000원으로 26.5% 늘었다.
대표적인 네트워크 한방병원의 지난해 경상환자 1인당 치료비는 168만1000원으로 양방병원의 약 4.7배에 달했다.
특히 8주를 넘겨 장기 치료를 받은 환자의 1인당 치료비는 292만원으로 양방 평균의 약 8.2배 수준이었다.
보험업계는 한방병원의 높은 치료비 원인으로 여러 치료를 한꺼번에 청구하는 이른바 '세트청구'와 상급 병실 장기 입원을 지목했다.
한방병원의 경상환자 세트청구 진료비는 2020년 675억원에서 지난해 2534억원으로 연평균 3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의원의 경상환자 세트청구 진료비 증가율은 연평균 10.1%였고, 중상환자는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치료 항목별로는 뜸 시술이 연평균 22.1%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한방물리요법(16.1%), 추나(15.8%), 부항술(14.3%), 온냉경락요법(13.5%), 약침술(11.9%), 침술(8.9%) 등이 뒤를 이었다.
상급 병실 이용도 크게 늘었다.
한방병원의 1~3인실 병실료는 2020년 89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3200001천만원으로 연평균 29.0% 증가했다.
경상환자의 1~3인실 병실료만 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방병원은 연평균 26.1% 증가한 반면, 양방병원은 오히려 13.7% 감소했다.
지난해 한방 경상환자의 상급 병실료는 273억원으로 양방 경상환자(35억원)의 약 8배에 달했다.
보험업계는 일부 의료기관이 1~3인실만 운영하면서도 4인실을 운영하는 것처럼 꾸며 상급 병실료를 청구하는 사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사례도 확인됐다.
자동차 추돌 사고로 경상을 입은 60대 여성은 2인실에 8일 입원하고 3일 통원 치료를 받으며 세트청구 등이 적용돼 치료비 366만원이 지급됐다.
또 접촉사고로 경상을 입은 50대 남성은 300일 동안 한방병원 치료를 받아 자동차보험금 약 3175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경상환자의 장기 치료를 줄이기 위해 치료 기간이 8주를 초과할 경우 추가 치료 필요성을 확인받도록 하는 이른바 '8주룰'을 담은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은 지난달 차관회의를 통과했으며 조만간 국무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보험업계는 "8주룰을 신속히 시행하는 동시에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기준을 보다 구체화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