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소설을 베껴 각종 문학상을 휩쓸어 ‘표절왕’으로 불린 40대 남성이 전북대 감사전문조사관으로 채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전북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 총무과 소속 감사전문조사관(무기계약직)으로 채용돼 근무 중이다. 특정 감사와 갑질 조사, 감사·조사 보고서 작성, 민원·제보 조사 등을 하는 업무다.
장교 출신인 A씨는 한 작가의 단편소설을 통째로 베껴 2021년 문학상 5개를 받았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모두 취소됐다. 이후에도 다른 사람 아이디어를 도용해 정부·지자체·공공기관 등이 주최한 공모전에서 수상하거나 소셜미디어(SNS) 등에 본인 학력·경력을 허위로 기재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21년 1월 소설 표절 논란이 제기된 A씨를 다룬 SBS '궁금한 이야기Y'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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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아이디어 도용, 학력·경력 사칭 의혹
전북대 측은 “채용 당시 A씨 과거 논란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절차상 결격 사유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지난 3월 채용 공고 후 지원자가 없어 접수 기간을 연장했고, A씨가 단독으로 지원해 서류 심사와 전원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면접을 거쳐 공정하게 뽑았다는 게 전북대 설명이다. 전북대 관계자는 “학력·경력은 해당 학교와 기관을 통해 확인했고, 교육기관 특성상 성범죄만 조회했는데 결격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인사 담당자들도 최근에야 해당 논란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익명을 원한 전북대 한 교수는 “대학 내부 비위와 부조리 의혹을 조사하고 관련자 진술과 자료의 진위를 가리는 감사조사관은 공정성·청렴성이 생명”이라며 “표절과 허위 경력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 타인의 비리를 조사하고 감시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 데다 조사 결과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현행 국립대·공공기관의 공직자 채용 시스템으로는 지원자의 도덕적 결함을 걸러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형사 처벌 전력을 임의로 조회할 수 없는 데다 ‘금고 이상 형을 받고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 ‘법원 판결에 의해 자격이 상실 또는 정지된 자’ 등 결격 사유 해당 여부도 지원자 스스로 체크해 제출하는 구조여서다.
전북대 전경. 사진 전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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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6개월 시보 기간 뒤 임용 여부 결정”
이와 관련, A씨는 주변에 “과거 잘못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고, 피해 당사자들에게 직접 사죄해 용서도 받았다. 과거 잘못이 있다고 평생 아무 도전도 할 수 없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한다. 또 “인터넷에 떠도는 내용 중엔 과장되거나 사실이 아닌 부분도 많다”는 주장도 있다. 중앙일보는 A씨 의견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하거나 문자를 남겼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논란이 커지자 전북대 측은 A씨 역할을 질문지 작성 등 단순 업무로 범위를 제한했다. 전북대 관계자는 “총장 등 대학 수뇌부도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고, 이번 사안을 엄중히 보고 있다”며 “다만 법적으로 신분이 보장되는 시기인 만큼 6개월 시보 기간이 끝나면 업무 수행 평가 등을 거쳐 정식 임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