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연이 2일 열린 KLPGA 투어 오로라월드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3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이날 이다연은 김수지를 극적으로 꺾고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사진 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전반기 마지막 대회인 오로라월드 챔피언십이 열린 2일 강원도 원주시 오로라 골프장. 챔피언조가 전반을 한참 돌고 있을 때 취재진의 스마트폰에는 연신 알람이 울렸다. 안전 안내 문자.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야외 작업을 자제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전기 화재를 예방하라는 주의였다.
이날 경남 양산은 섭씨 42.5도를 기록해 국내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회가 열린 원주 역시 무덥기는 매한가지.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반나절 내내 계속됐다. 코스를 도는 선수들은 물론 갤러리도 얼음물과 얼음주머니로 힘겹게나마 열을 식혔다.
기록적 폭염 속에서 펼쳐진 이번 대회에서 이다연(29)이 웃었다.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트리플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정상을 밟았다. 17번 홀(파3)까지 김수지에게 2타 뒤졌지만, 마지막 2개 홀을 버디로 장식해 18번 홀(파4)에서 보기를 적은 김수지를 극적으로 꺾었다. 통산 10승으로 우승 상금은 1억8000만원이다.
신장이 1m57㎝인 이다연의 별명은 ‘작은 거인’이다. 키는 작아도 2016년 데뷔 후 꾸준히 활약하면서 KLPGA 투어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덕분이다. 2017년 팬텀 클래식에서 마수걸이 우승을 달성했고, 2019년 한국여자오픈 제패를 통해 메이저 퀸까지 됐다. 이어 2021년 한화 클래식과 2023년 KLPGA 챔피언십과 2023년과 2025년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우승으로 굵직한 무대에서도 계속해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또, 이번 대회 정상 등극으로 역대 17번째 10승 달성 선수가 됐다.
이다연은 김수지에게 2타 밀린 9언더파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했다. 파4 3번 홀 버디로 산뜻하게 전반을 시작했지만, 5번 홀(파4)에서 사고가 났다. 세컨드 샷이 왼쪽으로 말려 아웃 오브 바운즈 처리됐다. 이어 네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갔고, 이후에도 5m 거리의 더블보기 퍼트가 빗겨가 트리플보기를 적었다.
우승 전선에서 멀어진 이다연. 그러나 포기하지는 않았다. 9번 홀(파4)에서 134야드짜리 행운의 샷 이글이 나왔다. 이어 파4 15번 홀에서 완벽한 아이언샷으로 1타를 더 줄여 다시 정상을 넘보게 됐다.
김수지가 2일 열린 KLPGA 투어 오로라월드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3번 홀에서 퍼트를 하고 있다. 사진 KLPGA
극적 하이라이트는 17번 홀부터였다. 2m 조금 넘는 오르막 버디 퍼트를 넣어 12언더파 김수지를 1타 차이로 압박했다. 이어진 마지막 18번 홀. 이다연과 김수지는 모두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했다. 그러나 이다연의 다음 샷은 핀 뒤를 정확히 향했고, 김수지는 캐리가 커 샷이 그린을 넘어갔다.
이어 김수지의 어프로치도 조금 길었고, 이다연이 2m 조금 넘는 내리막 버디 퍼트를 컵으로 떨어뜨렸다. 상당한 압박감을 받은 김수지는 결국 연장을 위한 파 퍼트가 빗나가 이다연의 우승이 확정됐다.
전반기를 마친 KLPGA 투어는 6일 개막하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를 통해 후반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