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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드렁니 드러내며 “죽이세유”…나홍진·봉준호도 반한 ‘의도없는 절대악’

중앙일보

2026.08.0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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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 양배(음문석)는 의도치 않는 악행을 저지르는 목수다.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호프’ 양배(음문석)는 의도치 않는 악행을 저지르는 목수다.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개봉 19일째인 2일 4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호프’의 최고 스타는 양배를 연기한 배우 음문석(44)이다.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의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양배는 외계인과 인간의 충돌을 야기한 원흉이다. 심각한 상황에도 뻐드렁니를 드러내며 웃는 그는 “집에 있다니께유” “죽이세유”라는 유행어를 남겼다. 나홍진 감독이 주문한 ‘의도 없는 악’을 캐릭터에 녹여내는데 성공하며, 데뷔 21년 만에 유명 배우가 됐다.

지난달 2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음문석은 ‘호프’ 관객과의 대화(GV)에서 나홍진·봉준호 감독이 자신을 칭찬하는 영상을 “백번은 돌려봤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그에 대해 “외계인보다 더 외계인 같았다”며 “구강과 하관의 움직임이 너무 기묘하고 놀라웠다”고 말했다.

실제 음문석의 인상은 밝고 반듯했다. 그는 “특수 제작된 치아만 덧댔고 다 제 얼굴이다. 근데 제가 봐도 이상하더라”고 말했다. 툭 튀어나온 가짜 치아를 끼고 발음 훈련을 하다 보니 안면 근육을 기묘하게 쓰게 됐고, 자꾸만 말려 올라가는 윗입술 탓에 촬영 현장에서 종종 혀로 치아를 훑곤 했다. 나 감독이 이를 포착해 양배의 캐릭터로 살려냈다. 음문석은 “실제 성격은 양배와 다르다. 솔직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걸 정말 싫어한다”고 했다.

나 감독은 음문석에게 양배 캐릭터를 “착하지도 나쁘지도 이상하지도 않은, 그러나 절대 악”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음문석은 “이걸 이해하고 캐릭터를 잡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어느 날 어린 조카가 쪽가위를 자기 입에 넣으려는 순간 누나가 급히 저지하는 모습을 봤다. 그런데 아이는 해맑게 웃고 있더라. 거기서 캐릭터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에서 태어난 그는 ‘네이티브’의 장점을 살려 ‘호프’ 오디션에 통과했다. 하지만 무명의 설움은 길었다. 2005년 가수 ‘SIC’으로 데뷔해 약 10년간 댄서 겸 가수로 활동했고, 2016년부터 단편영화와 드라마로 영역을 넓혔다. 2017년 공개된 단편영화 ‘미행’은 음문석이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을 맡은 작품이다.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는 성과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이 알지는 못한다.

내년 초에 개봉하는 액션 영화 ‘H-521’ (가제)에서 그는 주인공으로 극장을 찾아온다. 음문석은 “이번 작품을 마치면서, 더 집요하게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개인적인 ‘호프’가 있다면 주변 사람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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