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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등장씬

중앙일보

2026.08.0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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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대 첫 등판에서 퍼펙트 피칭을 한 LG 트윈스 카를로스 카라스코. 두산 타자를 상대로 7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지 않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완벽하다. 전체 구종을 원하는 대로 구사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한국 무대 첫 등판에서 퍼펙트 피칭을 한 LG 트윈스 카를로스 카라스코. 두산 타자를 상대로 7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지 않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완벽하다. 전체 구종을 원하는 대로 구사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LG 트윈스 새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39)가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카라스코는 지난 1일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던졌다. 그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두산 타자는 단 한 명도 1루를 밟지 못했다. 투구 수가 74개로 이닝당 11개가 채 안 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2일 경기에 앞서 “완벽하게 던졌다. 전체 구종을 다 원하는 대로 구사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흡족해 했다.

카라스코는 메이저리그(MLB) 17시즌 343경기(선발 286경기)에 등판한 베테랑 투수다. 112승을 수확했고, 2017년 아메리칸리그 다승왕에 올랐다. KBO리그에서 뛴 전직 빅리거 가운데 가장 화려하다. 그러나 그가 LG와 계약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나이가 너무 많다”는 비관론자도 많았다.

첫 등판은 완벽했다. 직구, 싱킹패스트볼, 슬라이더,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등 6개 구종을 현란하게 던졌다. 강속구(최고 시속 149㎞) 없이도 완벽한 제구로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2017년 MLB에서 한 이닝 9구 9스트라이크 3탈삼진이라는 ‘무결점 이닝’을 달성했던 극강의 제구력이 KBO리그 무대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 셈이다.

염 감독은 “경험이라는 건 무시할 수 없다. 타자와 싸울 수 있는 자기만의 전략을 갖고 던지는 투수와 그냥 던지는 투수는 크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원형 두산 감독 역시 “제구 자체가 너무 좋아 공략하기 쉽지 않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39세의 나이에도 경쟁력을 유지한 배경에는 그의 강인한 정신력이 자리 잡고 있다.

카라스코는 전성기이던 2019년 6월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으나, 집요한 치료 끝에 불과 3개월 만에 마운드로 돌아왔다. 그해 MLB ‘올해의 재기상’과 최고 영예의 사회공헌상인 ‘로베르토 클레멘테 상’을 동시에 수상한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다.

유일한 아쉬움은 KBO리그 사상 최초의 퍼펙트게임까지 아웃카운트 6개만 남기고 교체된 점이다. 카라스코와 염 감독은 경기 전 ‘6이닝 혹은 70구 미만’을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경기를 시작했다. 카라스코가 70개 이상을 던진 지 두 달 정도 지났고, 실전 등판도 약 2주 만이었기 때문이다. 카라스코는 6회가 끝난 뒤 휴식을 원했으나 코치진의 부탁으로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염 감독은 “MLB 100승 투수의 몸 관리 의지를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철저한 직업정신과 따뜻한 인성을 가진 카라스코는 향후 LG 라커룸에서 젊은 투수진의 멘토 역할까지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카라스코는 경기 후 “7회까지 잘 마무리한 것으로 충분히 만족한다”며 “실제로 경험한 LG 팬들의 응원은 상상 이상이었다. 다음 등판에서는 꼭 팬들에게 ‘잠실의 주인’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8월 첫날 LG팬들이 로또를 맞은 듯하다.





배영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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