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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 칼럼] 국가적 재앙이 될 2030의 위기

중앙일보

2026.08.0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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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 대기자

최훈 대기자

취준생, 카페·편의점 알바, 헬멧 배달 청년, 프리랜서, 그냥 쉬는 젊은이 등등…. 우리 삶 곳곳의 2030이 위기에 처해 있다. 인구의 24.2%인 이들 1236만 명은 우리의 미래를 이어갈 나라의 주역들이다. 컴퓨터·IT·어학·글로벌마인드·피지컬에선 사상 최강의 경쟁력을 지닌 세대다. 그러나 그들 앞엔 기성세대보다 훨씬 큰 도전과 난관의 벽이 생겨나고 있다.

청년의 실업률 사상 최악의 수준
AI가 오히려 청년 취업 장벽으로
‘원격 근무’ 이슈도 시급한 난제
학교·기업·정부, 희망 줄 해법을

‘우울한 2030’의 지표인 청년 실업이 우선 최악이다. 실업률은 7~7.2%(2026년 5~6월)로 2022년 팬데믹 수준의 6.8%를 넘어섰다. 2분기(4~6월) 대졸 실업자는 48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9000명 늘었다. 팬데믹 정점의 2021년 이후 최대다. 5월엔 청년 취업자가 1년 전보다 25만 명 이상 사라져 고용률이 2.4% 급락했다. 졸업 후 첫 취업까지 11.2개월이 걸리고, 1년 이상 장기 미취업(48.6%)은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이래 최고다. 결혼·출산은 물론 ‘희망’의 붕괴로 정치적 불만, 세대 갈등을 심화시킨다. 사회적 신뢰 자본의 파산이다. 성장과 숙련의 크레바스를 만들어 미래 인적 자본 구축을 망가뜨릴 국가적 재앙이다.

전 세계적 흐름이기도 하다. 미국·유럽뿐 아니라 중국에서는 아침에 부모에게 출근한다는 ‘전업자녀(全职儿女)’ 용어가 등장한다. 사회적 저항 운동에 뛰어든 청년들에게 “취업도 하지 못한 바퀴벌레”라고 했던 인도 대법원장에게 격분한 2030들이 만든 온라인의 ‘바퀴벌레국민당(Cockroach Janta Party)’은 의대 입시부정에 대한 전국적 시위로 정권의 실세인 교육장관을 내쫓았다. 16%대 실업에다 공정·정의에 대한 불만까지 폭발하며 인스타그램에서 한 주 만에 2000만 팔로어들이 결집했다.

역설적으로 청년 실업은 시대의 메시아로 추앙받는 AI가 초래했다. 신입이 맡던 문서·데이터 정리, 검색 조사, 번역, 기획서 초안 등의 1~3년 차 일을 AI가 대체한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7월 7일) 보도는 “AI로 초보 단계(entry level) 업무가 필요없게 돼 기업은 다음 단계가 즉시 가능한 경력직을 선호하게 됐다”고 분석한다. 교육에 돈도 많이 드는 신입들 인건비를 아끼자는 이윤 추구다. 뉴욕타임스는 기존 직원은 유지하고, 신입이 줄어든 시대를 “Low hire, Low Fire”라고 규정한다.

우리 경총 조사에서도 정기공채는 2018년 39.9%에서 2026년 10.2%로 4분의 3이 줄었다. 54.8%가 수시 채용만 한다. 그러니 공은 이제 대학 등 교육기관으로 넘어갔다. AI가 떠맡은 3년여 초보 단계를 건너뛰어 졸업생들이 숙련된 기술·지식으로 바로 현장에 적응할 교육 업그레이드의 책무가 생겼다. 과거로 가득한 강의 노트를 전수하곤, 회사에서 각자 생존하라는 식의 교육은 2030과 함께 AI의 제물이 될 시대다.

최근 연구는 청년 일자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친 변수를 찾아냈다. 지난 6월 뉴욕연방준비은행의 보고서(‘Remote Work Leaves Younger Workers Sidelined’)는 “팬데믹 이후 정착된 원격근무가 신규 대졸 취업을 어렵게 한 핵심 원인”이라며 “대졸 실업 상승분의 64%가 원격근무의 영향”이라고 결론냈다. 층층시하 사무실 속박이 싫기만 한 2030에 반해 기업들은 현장 멘토링, 노하우 전수, 즉각 피드백 등이 어려운 원격근무를 꺼려 순응적인 경력직을 선호한다는 분석이었다.

미국 갤럽 조사(2025년 5월)에서도 1997년 이후 출생한 Z세대 중 6%만이 매일 출근을 원했다. 반면에 완전 재택 선호는 23%였고, 71%가 재택·출근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근무를 희망했다. 1주일의 2~3일 정도만 회사에서 교감하며 일 배우며 인간 관계 만들고, 나머지는 ‘자율·원격’ 등이 그들의 꿈이다. 그러니 회사 역시 ‘꼰대’ 팀장의 시야 안에 청춘들을 매일 가둬 놓기보다는 그들이 즐겁고 신바람낼 창의적이고 유연한 육성 시스템을 찾아내야 할 변화의 시점이다.

AI 시대 젊은이들의 기회는 어디에 있는지,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그러니 초중고부터 어떤 교육·훈련·성장의 로드맵을 새로 짜야 할지, 그리고 청년들이 어떤 환경에서 가장 신나게 성취할 지를 고민해야 할 곳이 바로 학교와 기업, 정부다. 당사자인 청년들과 4자가 머리를 맞대야 할 미래로의 절실한 분기점은 지금이다. 물론 공정과 정의의 사회적 가치는 그 모든 것의 기본이겠다.

참, 가정도 역할이 크다. ‘실업 자녀를 부모가 도울 방법’(FT, 7월 11일)이란 보도의 조언은 이렇다. “① ‘나 때는 이랬다’만은 삼가라(‘꼰대’ 정도가 아니라 노동이 급변한 시대의 자녀에게 큰 악영향이다) ② 학업·경력보다 지원자의 열정·관심, 다양한 경험, 잠재적 자질이 더 점수를 얻는다(미리 자녀만의 강점을 키워 주자) ③ 결코 심리적 취업 압박을 말라(시간은 네 편이니, 처음부터 모든 걸 제대로 할 필요는 없다).” 당장 우리 근처의 2030에게부터 한마디 건네 보자. “다 잘될 거야, 늘 믿고 응원할게.”





최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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