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폭염이 전국을 뒤덮고 있다. 경남 양산이 42.5도까지 치솟았다. 1904년 기상 관측 이래 122년 만의 최고 기온이다. 서울에도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다. 1일 현재 온열질환자는 1889명, 사망자가 14명이다. 이는 516개 응급실 방문 환자만 집계한 것이라 실제 피해자는 훨씬 많을 것이다.
폭염의 위험 집단은 고령자·저소득층 같은 사회적 취약계층이다. 피해자의 32%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6.4%가 기초수급자다. 온열질환자 대부분이 중하층에 집중됐을 듯하다. 또 단순 노무자, 농민·어민에게 피해가 집중된다. 무더위에도 생업을 멈추기 힘든 이들이다. 무직·주부도 적지 않은데, 쪽방이나 반지하 거주자일 가능성이 크다.
전국이 최악의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는 2일 오후 충남 계룡시 대로변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 기상청이 제공한 폭염경보 발효가 안내되고 있다.김성태 객원기자
농어업인은 그냥 쉬지 못한다. 이 무렵에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식들이 전화로 말려도 귀담아듣지 않는다. 그러면 누군가 나서야 한다. 행정관청이 이장·통장 등을 독려하거나 임시 감시조를 편성해 한낮에 들판에 나가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전화 모니터링도 대폭 늘려야 한다. 도시 고령자도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무더위쉼터가 운영 중이지만 멀리 있으면 접근하기 힘들다. 관절이 안 좋은 노인에겐 그림의 떡이다.
가구에너지패널조사(2022)에 따르면 가구당 에어컨 1.04대를 보유하고 있다. 두세 대 보유자가 있을 테니 없는 집도 있을 것이다. 민주당 서미화 의원과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이 지난해 기초수급자 20가구를 조사했더니 네 가구에 에어컨이 없었다. 취약층은 에어컨이 있어도 전기요금 부담에 안 트는 경우가 많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남 창원의 80대 노인은 “자식들이 3~4년 전 에어컨을 사줬는데 통 안 켜다 딸이 신신당부해 올해는 낮에 조금 튼다”고 말했다.
지난해 온열 피해자가 8월을 지나 9월 초까지 이어졌다. 올해는 폭염 강도가 세고 지속 기간도 더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한 달, 코로나19 막듯 움직여야 한다. 행정력을 총동원해 야외 활동을 막고, 재택 독거노인의 폭염 노출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전화와 방문 확인을 반복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기초수급자 위주의 에너지 바우처 대상을 넓히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