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11월 맥스 밀러(오른쪽) 미국 연방 하원의원 당선인과 당시 배우자 에밀리 모레노가 워싱턴에서 열린 신임 의원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이혼했으며, 현재 가정폭력 의혹과 양육권 분쟁을 둘러싸고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현직 미국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이 2일(현지시간) 전 사위의 연방 하원의원 사퇴를 공개 요구했다. 미 언론은 같은 당, 같은 지역구(오하이오주) 소속인 두 사람의 가족 간 갈등을 집중조명했다. 일각에선 공화당의 11월 중간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은 이날 X(옛 트위터)에 맥스 밀러 하원의원에 대해 “선출직에 필요한 기본적 인격 기준이 있다면 밀러는 이를 충족하지 못해 의원으로 재직해선 안 된다”며 밀러는 자신이 남긴 명백한 학대 패턴을 끝내기 위해 전문적 도움을 받아야 한다”적었다. 그러면서 “지난 2년간은 지옥과 같았다”며 “밀러는 내 딸에게 위험한 존재였고 그가 내 손녀의 양육권을 가진 매 순간 숨죽였다”고 덧붙였다.
모레노의 글은 밀러가 이날 중간선거에서 하원의원 3선에 도전하겠다고 소셜미디어 라이브방송을 통해 선언한 직후 올라왔다. 전 사위를 가정 폭력범이자 심리 치료가 필요한 정신 이상자로 묘사하며 사퇴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버니 모레노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 의회의사당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모레노와 밀러는 지난해까지 장인과 사위 관계였다. 모레노 의원의 딸 에밀리는 2022년 밀러 의원과 결혼한 뒤 딸 한 명을 낳은 뒤 불화를 겪다 지난해 이혼했다. 이혼 후에도 양측은 딸의 양육권을 두고 극심한 갈등을 이어갔다.
에밀리는 밀러가 자신과 딸을 학대해 딸을 양육할 자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밀러가 자신에게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고 총을 겨눴다고 주장하고 있다. 딸의 쇄골을 부러뜨리는 등 폭행을 가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밀러는 이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에밀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법정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밀러는 출마를 선언한 라이브방송에서 “수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여전히 딸의 공동 양육권을 유지한다는 사실이 에밀리 주장의 신빙성 떨어진다는 걸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모레노 의원의 글이 올라온 뒤에도 X에 “모레노는 에밀리 말이 사실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증거라며 녹취록과 문자 메시지 , 법원 문서 등을 공개했다. 이에 대한 모레노 측의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모레노와 밀러의 다툼은 공화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밀러와 모레노는 모두 트럼프와의 긴밀한 관계 덕분에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며 “이번 의혹으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텃밭이었던 오하이오를 민주당에 내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치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밀러가 중간선거 후보에서 사퇴할 경우 공화당은 오는 10일까지 다른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 밀러가 사퇴하지 않으면 후보를 대체할 수 없다. 밀러는 현재 민주당의 브라이언 포인덱스터 후보와 중간선거에서 맞붙게 돼 있다. 그는 민주사회주의(DSA) 진영을 대표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오하이오주는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에 비해 11%포인트 넘게 더 지지한 대표적인 공화당 텃밭이다. LA타임스는 “포인텍스터로선 이번 사건으로 밀러에 실망한 보수성향 유권자가 투표를 포기하는 걸 기대해야 이변을 일으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