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악법 거부권 촉구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정점식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투톱인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의 관계에 대해 “최근 부쩍 가까워졌다”는 말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장 대표 거취 문제와 당 노선을 둘러싸고 공개적으로 이견이 표출되던 때와 비교하면 반전에 가까운 모습이다.
두 사람은 3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여 투쟁 투샷’을 연출했다. 장 대표는 이날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구하며 “더불어민주당과 이 대통령은 국민의 인권을 끊어버렸다. 법치주의는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정 원내대표도 “국민은 문재인 정권의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 지연과 사건 핑퐁으로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 사법 개악의 화룡점정”이라며 화력을 보탰다.
국민의힘이 청와대에서 현장 최고위를 연 것은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이다. 당 관계자는 “장 대표와 정 원내대표가 엄중한 상황을 공유하며 여름 휴가 기간에도 현장 회의를 열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법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두 사람은 지난달 30일 국회 문턱을 통과한 선거관리위원회 특검법 처리 국면에서도 역할을 분담했다. 그간 선관위 특검을 주장해온 장 대표가 “선관위 서버는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수사 범위와 야당 특검 추천권을 놓고 여권을 압박하면, 정 원내대표가 이를 여야 협상의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식이었다. 장 대표는 지난달 30일 특검법 합의안을 도출한 직후엔 서울 올림픽공원 집회에 참석해 “올림픽공원의 함성이 마침내 이겼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지난달 23일 권영진 의원이 상임위원회 배정에 반발하며 정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는 사태가 벌어졌을 땐 정 원내대표를 적극 도왔다. 사건 나흘 뒤 직접 주재한 최고위 회의에서 지도부 명의로 권 의원 탈당을 권유하는 입장문을 발표한 것이다. 당 관계자는 “원내대표의 위신을 세워준 것”이라고 했다.
그간 투톱 관계는 긴장 관계에 가까웠다. 6·3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 불거진 장 대표 거취를 문제를 놓고 사사건건 충돌했기 때문이다. 정 원내대표가 지난 6월 취임 이후 진행한 본지 인터뷰에서 “(장 대표) 거취를 둘러싼 문제는 오래 끌 사안은 아니다”고 한 것을 두고 친장동혁계에선 “무슨 권한으로 대표의 거취를 언급하느냐”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장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이 정 원내대표에게 욕설이 담긴 ‘문자 폭탄’을 보내는 일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7월 31일 국회에서 본회의 참석 뒤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투톱의 관계 변화에 대해 당 관계자는 “그간의 모든 갈등과 이견이 해소됐다기보다는 주요 현안을 놓고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당장 장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아 광복절을 전후해 발표할 당 개혁안을 두고 두 사람의 갈등이 재차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영남 중진 의원은 “장 대표는 강성 지지층을 바라본 개혁안을 준비하고 있겠지만 정 원내대표는 중도 노선의 국민 정당을 외치고 있는 만큼 이견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런 가운데 국민의힘 ‘윤리위 투톱’ 갈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종환 중앙윤리위원회 부위원장은 3일 성명서를 내고 “윤민우 중앙윤리위원장의 징계 자료 외부 유출 사건을 제보받았다”고 주장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또 윤 위원장이 비밀 유지 의무를 강조하며 윤리위 내부 논의 내용 유출이 재발할 경우 대표에게 해임을 요청하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선 “명백한 겁박”이라고 반발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윤리위 내부의 논의와 관련된 비밀 유지 의무 위반이 재발할 경우, 해당 윤리위원의 해임을 대표에게 요청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했었다.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선 우 위원장을 겨냥한 경고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