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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美와 15년만에 '엔화매수' 공동 개입…"추가 개입도 주저 안해"

중앙일보

2026.08.03 00:34 2026.08.03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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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양국이 엔화 매수 공동 개입을 실시한 뒤인 8월 3일 일본 도쿄에서 한 남성이 현재의 엔·달러 환율과 다른 외화 환율을 표시한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일 양국이 엔화 매수 공동 개입을 실시한 뒤인 8월 3일 일본 도쿄에서 한 남성이 현재의 엔·달러 환율과 다른 외화 환율을 표시한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과 미국이 급격한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 공동 개입에 나섰다. 미·일이 외환시장에 함께 개입한 것은 2011년 이후 15년 만이며, 엔화를 함께 사들여 가치를 끌어올린 것은 1998년 이후 28년 만이다.

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 일본 재무상은 3일 담화를 통해 미·일 양국이 지난달 31일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공동 개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2025년 9월 발표한 미·일 재무장관 공동성명에 따라 최근 엔화의 과도한 변동과 무질서한 움직임에 대처한 것”이라며 “미 재무부와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으며, 추가 공동 개입에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일이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한 것은 동일본대지진 직후인 2011년 3월 이후 15년 만이다. 다만 당시에는 엔화 가치가 급등하자 주요 7개국(G7)이 엔화를 팔았다는 점에서 이번과 다르다. 일본 기업과 보험사가 복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 자산을 처분해 엔화로 바꿀 것이란 예상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까지 겹치면서 엔화 가치가 급등했던 것이다.

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 일본 재무상이 8월 3일 도쿄 재무성에 도착해 미·일 외환시장 공동 개입에 관해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 일본 재무상이 8월 3일 도쿄 재무성에 도착해 미·일 외환시장 공동 개입에 관해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에는 반대로 기록적인 엔저를 막기 위해 양국이 엔화를 사들였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달러당 164엔(약 1497원)에 육박하며 엔화 가치가 약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일의 잇따른 개입 이후 환율은 3일 한때 155엔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30일 일본 정부가 단행한 개입 규모만 6조~7조엔(약 54조 8100억원~63조 9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이 이례적으로 엔화 매수에 가세한 배경에는 일본의 엔저 방어가 미 국채시장 불안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일본이 엔화를 사려면 달러가 필요한데, 개입이 반복되면 보유 중인 미 국채를 매각해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미 국채 보유국 중 하나인 일본이 대량 매도에 나서면 미 국채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상승하고, 미국 정부는 물론 기업과 가계의 자금조달 비용을 끌어올린다. 이미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채 이자 부담을 안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일본은 현재 약 1조1400억 달러(약 20002조 5600억원) 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에노 쓰요시(上野剛志) 닛세이기초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도 3일 로이터에 “일본의 미 국채 매도로 파급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미국으로서는 일본이 엔화 방어를 위해 미 국채를 대량 처분하기 전에 직접 엔화 매수에 참여해 시장을 안정시키는 편이 유리했다는 것이다.

일본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FIMA 레포’도 활용할 방침이다.
일본이 보유 미 국채를 담보로 연준에서 달러를 빌린 뒤 이를 팔아 엔화를 사는 방식이다. 미 국채를 시장에 직접 내놓지 않고도 개입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국채 가격 하락과 미국 금리 상승을 피할 수 있다. 다만 빌린 달러는 결국 갚아야 하므로 대규모 개입이 장기화하면 재원의 한계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

공동 개입의 효과는 투입액뿐 아니라 미·일이 함께 엔저를 저지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데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에노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단독 개입보다 선언 효과가 훨씬 강하다”며 “투기 세력이 엔화를 팔기 어려워졌고, 달러당 160엔(약 1461원)을 넘으면 추가 개입에 대한 경계감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7월 31일 도쿄 총리관저에 도착하고 있다. 지지통신=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7월 31일 도쿄 총리관저에 도착하고 있다. 지지통신=연합뉴스

한편, 지지율 하락에 고심하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내각으로서는 엔저에 따른 생활물가 상승을 더는 방치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일본은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뿐 아니라 밀·콩·옥수수와 가축 사료 등을 수입에 의존한다. 엔저가 지속되면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가계의 실질 구매력도 떨어진다.

다만 시장에서는 외환시장 개입만으로 구조적인 엔저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이토 유지(斎藤裕司) SBI FX트레이드수석고문은 이번 공동 개입을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까지 시간을 벌기 위한 조치”로 해석했다. 미국까지 실제 자금을 투입한 만큼 일본은행이 9월 금리 인상으로 화답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성운([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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