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정부는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우선 가업상속공제대상 업종에서 논란이 된 주차장업은 물론 마트, 버스·택시 운송업, 창고업, 병원, 약국 등을 제외하기로 했다. 가업(家業)을 ‘전문 기술, 경영상 노하우 보유 기업’으로 정의하고,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업종 727개만 세제 혜택을 준다. 지난 4월 이재명 대통령이 “주차장이 무슨 가업이냐.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며 제도 개편을 주문한 데 따른 조치다. 음식점업은 직접 제조·조리한 경우로 한정해 '꼼수 상속'의 대표 사례로 꼽혀 온 대형 베이커리 카페도 앞으로는 직접 빵을 구워야만 혜택을 받도록 했다.
가업상속공제는 가족 등 상속인이 일정 기간 경영한 중소·중견기업을 가업으로 물려받으면 과세표준이 되는 상속재산가액에서 기간에 따라 상속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1997년 제도 도입 후 세제 혜택은 늘고 요건은 완화하면서 상속세 회피를 위한 오·남용 사례가 적잖았다. 이에 정부는 민·관 심사위원회를 신설해 가업상속공제 신청 기업의 공제 적용 타당성을 심사하기로 했다.
김영옥 기자
피상속인의 경영 기간 요건도 현행 10년에서 30년으로 대폭 상향하기로 했다. 백년소공인·백년가게 등 다른 장수기업 제도는 가업 영위 기간이 최소 15년이고, 중소기업 업력 상위 25%가 20년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현행 10년은 짧다는 판단에서다. 단 백년소상공인, 명문장수기업 지정 기업은 업종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상속 후 사후관리 기간(현행 5년)도 10년으로 늘린다. 사후관리 기간 종료 후 바로 고용을 줄이거나 휴·폐업을 하는 경우가 적잖다 보니 요건을 강화했다. 가업 승계 후 업종 변경은 원칙적으로 제한하되,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불가피한 경우로 인정되는 경우 허용키로 했다. 다만 최대 공제한도는 현행 6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한다. 가업승계가 아닌 제3자 사업승계의 경우에도 매도자와 매수자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양도소득세·법인세 등을 감면해준다.
이른바 ‘주가 누르기’에 해당하는 상장주식 평가방법도 개선하기로 했다. 최근 6년간 주가순자산비율(PBR·순자산 대비 시가총액)이 업종별 코스피 하위 25%, 코스닥 하위 10%인 경우 등 주가 누르기로 추정되면 과세관청이 평가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상정한다. 이후 주가 누르기가 맞다고 판단되면, '최근 6개월~6년 6개월간 종가의 평균'과 '현행 평가방법에 따른 시가의 1.3배' 중 더 큰 금액으로 상속재산가액을 결정한다. 기존보다 과세 기준이 최소 30% 높아지는 셈이다.
탈세·재산은닉 등에 대한 신고를 유인하기 위해 최대 40억원이던 포상금 지급 한도를 폐지하고, 지급률도 높인다. 추징세액이 국세 5000만원 이상일 경우 20%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3000만원 이상이면 30%를 준다. 5억원 이상은 20%, 20억원 이상은 10%를 받을 수 있다. 탈세 신고로 추징한 세액이 1000억원이면 산식에 따라 포상금으로 102억5000만원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