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인 고가 1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핀셋 증세.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을 모의계산한 결과를 요약하면 이렇다.
사진은 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3구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3일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계산에 따르면 서울 주요 고가 아파트는 내년 공시가격 상승률이 올해의 절반에 그치더라도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70% 이상 늘어나는 단지가 속출한다. 종부세에는 농어촌특별세를 포함했고, 장기보유·고령자 세액공제는 받지 않는다고 가정했다.
서울 강남구 신현대9차 전용면적 111㎡(공시지가 47억2600만원)는 내년 종부세가 4092만원으로 올해 1901만원의 두 배를 웃돈다. 재산세 등을 포함한 전체 보유세도 2710만원에서 4979만원으로 83%(2269만원) 늘어난다.
세 부담은 28년 더 커진다. 1주택자도 과세표준 12억원 초과분에는 현재 3주택자에게 적용되는 2~5%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용산구 한남더힐 전용 235.31㎡(86억5163만원)는 공시가격이 2028년까지 동결돼도 종부세가 올해 5762만원에서 내년 8858만원, 2028년 1억2757만원으로 불어난다. 2028년 재산세 등을 포함한 전체 보유세는 1억4870만원에 달한다.
종부세 세액공제가 보유기간 중심에서 실거주 중심으로 바뀌고 공제 한도도 내년 800만원, 2028년 600만원으로 줄어 체감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보유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은퇴자가 살던 집을 처분하는 ‘세금발 엑소더스’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남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 고소득자만 모여 살게 돼 주택의 지위재 성격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해 정부는 1주택자의 종부세 납부유예 소득 요건을 완화하고 고령·장기 거주자 요건을 신설하는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공시가격 20억원 미만 주택에 실거주하는 1주택자는 기본공제 확대 효과로 종부세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성동구 센트라스 전용 84㎡(13억6600만원)는 내년 공시가격이 오르더라도 종부세가 올해 38만원에서 28만원으로 감소한다. 다만 재산세가 늘어 전체 보유세는 276만원에서 287만원으로 소폭 증가한다. 공시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종부세는 아예 부과되지 않는다.
김주원 기자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내년 공시가격이 20억2300만원으로 오를 경우 종부세가 올해 124만원에서 200만원으로 61% 증가한다. 전체 보유세도 416만원에서 521만원으로 늘어난다. 반면 공시가격이 동결되면 종부세와 전체 보유세 모두 올해보다 줄어든다.
다만 공시가격 20억 안팎인 주택이더라도 비거주 1주택자일 경우 종부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직장과 학업, 부모 봉양 등 정부가 인정하는 사유로 다른 시·군에 거주하는 경우 아닌 비거주자는 기본공제액이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축소된 결과다.
센트라스는 비거주자는 종부세가 192만원으로 실거주자(28만원)보다 164만원 더 부담해야 한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도 비거주자의 종부세가 457만원으로 실거주자 200만원의 두 배를 웃돈다. 전체 보유세는 777만원으로 2024년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 월급 613만원보다 많다.
고가 주택도 비거주할 경우 세 부담이 더 커진다. 반포자이 전용 84㎡는 비거주자의 내년 종부세는 2581만원으로 실거주자보다 554만원 많고, 신현대9차는 4796만원으로 실거주자와 7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다주택자의 부담도 크게 증가한다. 3주택 이상 보유자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현행 60%에서 2028년 80%까지 오르기 때문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와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를 보유한 경우 합산 보유세는 올해 4487만원에서 내년 약 8100만원으로 80% 이상 늘어난다.
김주원 기자
초고가 주택은 양도세 부담도 커진다. 장기보유특별공제의 보유기간 공제가 사라지고 거주기간 공제로 통합되며, 공제 한도도 2028년 20억원, 2029년 10억원으로 축소된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를 16억원에 사 10년간 거주한 뒤 56억원에 매도한다고 가정하면 양도세는 현행 2억4185만원에서 2028년 4억4985만원, 2029년 9억4500만원으로 늘어난다.
우 위원은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가 크게 늘어나는 데다 양도세 공제 한도 축소 전까지 퇴로가 일부 열려 있다”며 “초고가 주택 수요가 고가 주택으로 이동하면서 순차적으로 가격을 밀어 올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