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금은방에서 직원이 금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국제 금값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달러 초강세에 3% 넘게 급락히며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4천 달러 선이 무너졌다. 뉴스1
전 세계적으로 금 장신구 소비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한국에서는 오히려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값이 고점에서 조금 내려오자 결혼 예물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3일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금 장신구 수요는 278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2분기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이다. WGC는 “높은 금값이 소비자의 구매 여력을 떨어뜨리면서 무게가 가볍거나 금 함량이 낮은 제품으로 수요가 이동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금 장신구 시장의 ‘큰손’인 중국의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하며 전 세계 수요 감소분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미국의 금 장신구 수요도 같은 기간 25% 줄었다.
반면 한국의 금 장신구 수요는 지난해 2분기 2.6t에서 올해 2분기 2.8t으로 6% 증가했다. WGC는 “금값 조정으로 결혼 관련 구매가 늘어난 영향”이라며 “뚜렷한 예외”라고 평가했다.
실제 국내 혼인 건수는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16년 28만2000건이던 혼인 건수는 2022년 19만2000건까지 감소했지만 2023년 19만4000건으로 반등한 뒤 지난해에는 24만건까지 늘었다. 국내 예물 주얼리 시장 규모도 2023년 6143억원까지 줄었다가 2024년 7265억원으로 반등했고, 지난해에는 8577억원까지 늘었다.(월곡주얼리산업진흥재단)
금의 용도에 따라 국내 수요는 엇갈렸다. 결혼 수요에 힘입어 장신구 소비는 늘었지만, 투자용 골드바와 금화 수요는 1분기보다 47% 감소했다. 금값 급등기에 집중됐던 투자 수요가 떨어진 데다, 증시 강세로 투자자 관심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금 99.99%(1g) 가격을 전 거래일보다 0.55% 떨어진 18만6430원으로 집계했다. 6개월 전보다 21% 내린 수준이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26%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