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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후 7.5시간 마라톤 회의…李 “최대한 빨리, 많이 주택 공급”

중앙일보

2026.08.03 06:33 2026.08.0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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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3일 “최대한 신속하게 많은 주택이 공급될 수 있게 가용한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한편, 가용한 모든 행정 조치와 금융, 재정, 규제 완화 등의 방법을 찾아 공급의 신속한 실현을 위한 방법을 찾으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7박 11일의 미국·남미 순방을 마친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최근 부동산 및 주식시장 점검 회의’에서 “2022년부터 지속된 주택 공급 부진이 공급 절벽 상황을 초래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급과 그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기존 공급 대책을 전면적으로 재점검하고 국민의 현실적인 요구를 다각적으로 살펴 꼼꼼히 추진하라”며 “어렵더라도 2~3일 이내에 금융 및 주택 공급과 관련해 추가 보고 및 점검 후속 회의를 마련하라”고 했다.

미국과 남미 3개국 방문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3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영접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미국과 남미 3개국 방문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3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영접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직후 곧바로 헬기를 타고 청와대로 날아갔다. 회의에는 한성숙 국무총리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관계 부처 장관은 물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이 모두 소집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회의에서 관계부처 장관들로부터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한 여론 동향과 추가 금융·공급 대책, 최근 증시 급락의 요인으로 꼽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추가 보완책 등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회의는 오후 10시 30분까지 7시간 넘게 이어졌고, 참석자들은 도시락으로 저녁 식사를 하며 끝장토론을 이어갔다. 이와 관련,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실무 담당 실·국장들에게도 실무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을 하며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가능한 해결 방안을 적극적으로 도모할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여권 핵심 인사는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차분히 해 나가면서 판단한다는 게 청와대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부동산과 주식시장 등 경제 현안 점검에 나섰다. 사진은 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3구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부동산과 주식시장 등 경제 현안 점검에 나섰다. 사진은 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3구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이 대통령이 이날 장기간 순방에도 별도 휴식 없이 국내 현안 관련 회의를 소집한 건 경제 현안을 둘러싼 여론이 심상찮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이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 5월 말 환율 안정이란 목표 아래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를 허용했는데, 중국 창신메모리(CXMT) 상장 등의 영향으로 7월 한 달에만 코스피가 22% 넘게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 지난달 31일 예탁금 상향 등 보완책이 시행됐지만, 코스피는 지난달 31일 역대 최대 상승률(17.9%)을 기록하며 반등한 뒤 3일 다시 5% 넘게 급락하는 등 여전히 출렁이고 있다.

세제 정책을 시작으로 줄줄이 발표될 부동산 정책을 두고도 서울 외곽 지역 집값 안정 효과에 대한 회의적 전망, 전월세 시장 역풍 우려 등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어 관련 여론 변화에도 청와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이날 초고가 또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부담을 늘리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바꾸는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38.00포인트(5.12%) 내린 6257.45,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7.59포인트(2.44%) 오른 737.35로 마감했다. 뉴스1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38.00포인트(5.12%) 내린 6257.45,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7.59포인트(2.44%) 오른 737.35로 마감했다. 뉴스1

국내 정치 현안에 순방 성과가 가려진 점도 이 대통령에게는 골칫거리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방문 당시 글로벌 빅테크와 9500억 달러(약 1375조원) 반도체 공급,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설립 등 큰 성과를 거뒀지만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지지층 분화 ▶조정식 국회의장발(發) ‘연임 개헌’ 논란 ▶민주당 주도로 강행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형사소송법 개정 등의 문제로 지지율 견인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공개된 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의 지난달 27~31일 무선전화 자동응답(ARS)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0.4%포인트 하락한 45.9%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부정 평가는 전주 대비 1.0%포인트 상승한 50.5%로 취임 후 처음 과반으로 나타났다. 긍정·부정 평가의 격차는 4.6%포인트로 오차범위(±2.0%포인트) 바깥이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지율은 기대 격차(expectation gap)가 커질수록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연임 개헌 논란과 레버리지 ETF에 따른 손실이 커지면서 이 대통령에게 기대했던 여론의 심리가 큰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하준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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