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내 대표 커뮤니티인 ‘나우톡(NOW Talk)’을 전면 실명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성과급과 조직 운영 등을 둘러싼 내부 갈등과 마찰이 익명 게시판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사내 소통 방식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사내 커뮤니티 ‘나우톡’의 게시글과 댓글을 모두 실명으로 작성하도록 운영 체계를 개편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지금까지는 임직원들이 익명으로 의견을 올릴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게시글과 댓글 모두 작성자의 이름이 공개된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중 관련 공지를 거쳐 ‘나우톡 실명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나우톡’은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활발하게 이용하는 대표적인 사내 소통 공간이다. 회사 정책과 인사, 조직 운영, 성과급, 복지 등 주요 현안이 가장 먼저 공유되는 창구로, 각종 의견이 실시간으로 오가며 내부 여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경영진이 직접 게시글이나 댓글을 통해 직원 의견에 답변하는 사례도 이어지면서 회사와 구성원을 잇는 채널로 자리 잡았다.
특히 올 들어선 성과급과 인사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나우톡에서 잇따라 제기됐다. 그중에서도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과 모바일·TV·가전 등을 담당하는 DX부문 간 성과급 격차가 불거지자 “삼성전자와 삼성후자로 나뉜다”, “너희만 삼성이냐”, “초기업노조가 그룹을 반으로 갈라냈다” 등의 글이 올라와 사업부 간 갈등이 노골적으로 표출됐다. 관련 게시물은 수천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성과급 논란은 노사 쟁점을 넘어 사회적 이슈로 번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명제를 도입해 건전하고 책임있는 사내 소통 문화를 정착시키려 한다. 임직원들이 더 생산적인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 게시판에서 반복되는 과도한 비방이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의 확산을 줄이고, 건전한 토론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취지라는 것이다. 회사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안내문을 통해 “안전한 소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게시판 운영 개편을 검토 중”이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다만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익명성이 보장돼야 조직 운영이나 제도 개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제기할 수 있는데 실명제가 도입되면 비판적인 의견 개진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내부 평가와 인사가 중요한 대기업 특성상 민감한 현안에 대한 토론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에선 이번 변화를 삼성의 조직 운영 기조 변화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가 위기 대응과 실행력을 강조하면서 조직 전반에 긴장감을 높이는 분위기”라며 “실명제 도입도 같은 맥락에서 조직 기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관리의 삼성’으로 불리던 조직문화가 일부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