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KGM)가 지난 2일 중국 체리자동차(Chery Automobile)로부터 7500만 달러(약 1100억원)를 전환사채(CB) 방식으로 투자받는 체결식을 맺었다고 3일 밝혔다.
체리가 이 채권을 전량 주식으로 바꿀 경우 지분은 약 10%로 2대 주주가 되지만, 황기영 KGM 대표는 “경영권이나 경영 참여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KGM은 2024년 10월 체리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플랫폼 ‘T2X’를 활용하는 계약을 맺었고, 협력 범위도 체리가 사용하는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기반 전기·전자 아키텍처를 도입하는 것으로 확대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체리그룹의 글로벌 플랫폼과 첨단 기술력, 폭넓은 공급망과 해외 사업 역량은 KGM 성장에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선 KGM이 차세대 차량의 플랫폼과 소프트웨어를 중국 업체에 의존하게 되는 구조가 굳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중국 자본의 ‘K 자동차’ 침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 지리자동차(Geely Auto)는 르노코리아 지분 34.02%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르노코리아는 지리의 CMA 플랫폼을 신차 개발 프로젝트에 활용하고 있다. 지리자동차는 지리그룹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차량 일부를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해 북미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장귀빙 체리차 사장도 2일 “한국 진출도 고려해볼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의 생산능력을 공유하는 협력 모델도 가능하다”며 “중국의 관세와 한국의 관세가 다른 지역들이 있기 때문에 협력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장 사장은 “미국 진출을 고심하고 있다”고 했지만 KGM은 체리 차량의 평택공장 위탁생산 계획은 없다고 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업체가 한국 공장이나 브랜드를 미국·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규제도 변수다. 미 상무부는 자율주행·통신 기능에 중국·러시아산 소프트웨어나 부품을 쓴 차량의 미국 내 판매를 금지했다. 최근엔 중국계 지분이 15%를 넘는 업체의 커넥티드카 판매를 막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KGM도 미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만큼, 중국의 기술과 자본 의존이 깊어지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