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범죄조직이 SNS를 통해 청소년들을 청부살인 등 폭력 범행에 끌어들이는 이른바 ‘폭력 서비스’ 범죄가 확산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스웨덴 기반 범죄조직 ‘폭스트롯 네트워크’(Foxtrot Network)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10대 청소년들에게 살인과 공격을 의뢰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폭스트롯은 2022년 이후 약 35건의 살인과 유럽 내 이스라엘 관련 시설을 겨냥한 폭발물·수류탄 공격 등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직은 주로 10대 청소년들에게 돈을 미끼로 범행을 의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범행에 나선 청소년들이 현장에서 체포되는 경우가 많아 약속된 돈을 실제로 받는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에서는 당시 18세였던 아틸라 아지모프가 폭스트롯의 의뢰를 받고 대학생을 총으로 살해했다. 그는 폭스트롯이 지목한 표적과 다른 사람을 공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적발됐다. 노르웨이 출신 청소년 요하네스 나틀란드는 온라인에서 ‘영국에서 살인, 보수 27만 크로네(약 4000만원)’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고 청부살인을 위해 영국에 입국했다가 범행 직전 체포됐다. 수사 결과 폭스트롯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에이전트 47’이 항공권과 긴급 여권 발급을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폭스트롯은 범행 과정도 온라인 게임처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와 영상을 보내 숲속에 숨겨진 총기와 현금 위치를 찾아가도록 지시했다.
유럽연합(EU) 경찰기구 유로폴은 이런 방식을 ‘게임화된 범죄’로 보고 있다. 유로폴 산하 유럽중대조직범죄센터의 앤디 크라그는 이를 “취약한 청소년에게 살인을 계산적으로 외주화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폭스트롯의 수장으로 알려진 라와 마지드는 현재 이란 수도 테헤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수사당국은 폭스트롯이 이란 반체제 인사와 언론인, 이스라엘 관련 시설 공격은 물론 마약 시장을 둘러싼 조직 간 분쟁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폴은 대응을 위해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영국 등 11개국이 참여하는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수사팀은 출범 이후 15개월 동안 핵심 용의자를 포함해 280명 이상을 체포했다. 이 가운데 폭스트롯 수장과 가까운 인물로 알려진 ‘에이전트 47’ 추정 인물 알리 셰하드 아흐메드도 포함됐다. 그는 이라크에 구금돼 있으며 스웨덴으로의 범죄인 인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유럽 수사당국은 폭스트롯의 경쟁 조직들까지 같은 수법을 따라 하면서 청소년을 활용한 청부살인 위협이 유럽 전역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