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시장에서 데뷔한 아이돌 그룹 절반 정도가 3년 후에 사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아이돌 그룹 중에 손익 분기점을 돌파하는 수준으로 성공하는 경우는 4%가 채 안 된다고 한다.
4일 김정섭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산업예술학과 교수(글로벌K-컬처경제포럼 회장)는 1996년 H.O.T. 이후 30년간 등장한 아이돌 그룹 1182개 팀을 전수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K팝 시장에선 매년 평균 보이그룹 19.8개 팀, 걸그룹 19.6개 팀 등 총 39.4개 팀이 쏟아져 나왔으나, 평균 생존 기간은 단 4.12년이었다. 표준 전속계약 기간인 7년의 58.9%에 그치는 수치다.
BTS. 연합뉴스
데뷔 후 3년간 생존하는 비율은 절반을 조금 넘는 55.03%였다.
김 교수는 “데뷔 후 초기 1∼3년에 보여준 시장 성과가 소속사의 4년 차 이후 투자 지속 여부를 좌우하는 독특한 산업 구조로 인해 상당수 그룹이 첫 전속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활동을 끝내거나 사실상 해체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아이돌 그룹의 3년 생존율은 일반 중소기업의 창업 후 3년 생존율 41.5%보다는 높았고, 정부 지원 창업기업의 같은 기간 생존율 68.1%보다는 낮았다”고 했다.
이어 “아이돌 산업은 본질적으로 고위험 산업이지만, 기존의 인식은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비치는 측면이 있었다. 음악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투자 리스크를 객관적으로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이그룹의 평균 생존 기간은 5.11년, 걸그룹은 3.13년으로 보이그룹이 평균 1.98년 더 오래 활동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0년간 데뷔한 아이돌 그룹 가운데 손익 분기점 돌파 수준의 성공을 의미하는 ‘단일 앨범 30만장 이상 판매’를 기록한 그룹은 42개 팀으로, 전체 아이돌의 3.55%에 불과했다.
소위 ‘대박’의 상징으로 꼽히는 ‘단일 앨범 100만장 판매’ 기록을 넘긴 그룹은 19개 팀으로 전체에서 단 1.61%였다.
글로벌 팬덤을 구축해 공고한 지식재산권(IP) 브랜드 확립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앨범 누적 판매량 1000만장을 돌파한 그룹은 방탄소년단(BTS), 세븐틴, 스트레이 키즈, 엑소, 트와이스, NCT,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단 7개 팀(0.59%)이었다.
김 교수는 “방탄소년단의 성공이 단발적인 예외 사례에 그친 것이 아니라, 소수이긴 하지만 후속 글로벌 인기 그룹도 탄생하는 ‘포스트 방탄소년단 시대’가 형성됐다”면서 “이제는 K팝의 다음 30년을 준비해야 할 시기”라고 짚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지난달 30일 발간된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논문지 제20권 제4호에 ‘K팝 아이돌 음악산업의 생존과 히트 구조: H.O.T. 이후 30년간(1996∼2025) 데뷔한 1182개 그룹 전수분석’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