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은 '순천 선암사 측간', '영월 보덕사 해우소', '합천 해인사 국일암 해우소' 등 3건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4일 예고했다. 사진은 '순천 선암사 측간'.사진 국가유산청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된 순천 선암사 측간 내부. 순천 선암사 측간은 일제강점기 당시 사진, 1928년에 수리한 흔적 등을 볼 때 1920년대 이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국가유산청
100여년 전 건립 당시 모습 그대로 승려들의 배변 공간으로 쓰이는 사찰 뒷간(해우소) 3곳이 국가민속문화유산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4일 ‘순천 선암사 측간’, ‘영월 보덕사 해우소’, ‘합천 해인사 국일암 해우소’ 등 사찰 해우소 3곳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 해우소(解憂所)란 사찰 뒷간을 일컫는 말이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한국전쟁 이후 통도사 극락암 경봉 스님(1892∼1982)이 처음 사용했고 근심·걱정을 다 버리라는 비유를 담아 널리 쓰이면서 사찰 용어로 정착하게 됐다.
국가유산청은 '순천 선암사 측간', '영월 보덕사 해우소', '합천 해인사 국일암 해우소' 등 3건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4일 예고했다. 사진은 '합천 해인사 국일암 해우소'.사진 국가유산청
이번에 지정 예고된 3곳은 모두 건립 시기가 명확하다는 특징이 있다. 지붕 종도리 하부의 상량 묵서를 통해 보덕사 해우소는 1882년, 해인사 국일암 해우소는 1910년에 건립된 것으로 확인됐다. 선암사 측간은 『조계산선암사사적』(1704)의 ‘청측(圊廁·화장실을 부르는 용어)’ 기록, 일제강점기 선암사 전경 사진, 상량 묵서(1928년 수리) 등을 볼 때 1920년대 이전에 건립돼 변천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이들 3곳은 초기 입지와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는 데다 현재까지도 실제로 사용되고 있어 희소성과 역사적 가치가 높다는 점이 고려됐다. 나아가 전통 방식의 해우소가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어, 이번 지정 예고 대상은 소멸 위기에 처한 희소성 있는 사찰 생활유산으로 가치가 있다고 국가유산청은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순천 선암사 측간', '영월 보덕사 해우소', '합천 해인사 국일암 해우소' 등 3건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4일 예고했다. 사진은 '영월 보덕사 해우소'.사진 국가유산청
세 해우소는 모두 경사지를 이용해 앞면은 단층, 뒷면은 중층 누각식으로 조성해 통풍과 채광에 유리한 구조다. 문 없이 가슴 높이의 칸막이만 두는 개방형으로 설계됐고 눈높이에 맞춰 설치된 살창(가는 나무를 일정한 간격으로 세운 창)을 통해 채광·환기 및 조망을 함께 고려했다. 아울러 분뇨를 왕겨·낙엽 등과 함께 발효시켜 밭의 거름으로 되돌리는 전통 방식은 자원 순환의 지혜를 보여준다.
해우소가 국가지정문화유산이 되는 건 처음이다.
국가유산청 측은 “ 사찰의 신앙 공간뿐 아니라 수행공동체의 생활문화 공간까지 국가유산의 범위를 넓혀 조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국가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을 확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