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기독교가 밀접하게 연결된 이미지가 젊은 세대의 교회 출석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무종교인뿐 아니라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젊은 층에서도 적지 않게 나타났다.
최근 빌리 그레이엄 센터 연구소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독교인들의 트럼프 지지 때문에 내가 교회에 갈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항목에 전체 응답자의 48%가 어느 정도 이상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20%는 “매우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21%였다.
이 연구는 휘튼 칼리지의 릭 리처드슨 교수가 릴리 재단의 지원을 받아 2024년 8~9월 18~28세 성인 236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종교적 정체성에 따라 응답에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무신론자라고 밝힌 Z세대 응답자의 72%는 기독교인들의 트럼프 지지가 자신이 교회에 가지 않게 된 이유라고 답했다. 불가지론자의 경우에는 65%가 같은 반응을 보였다. 특별한 종교가 없다고 밝힌 응답자들 가운데서는 과반수가 이에 동의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정치가 젊은 세대의 교회 이탈을 설명하는 유일한 원인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많은 응답자들은 개인적, 사회적, 철학적인 이유로 원래 종교 활동에 관심이 적을 수도 있으며 정치적 이미지는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젊은 층에서도 정치적 이미지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줬다. 기독교인이라고 응답한 이들 가운데 44%는 기독교와 트럼프의 연관성이 교회 출석 의욕을 떨어뜨렸다고 답했다. 가톨릭 신자는 42%, 개신교 청년층은 30%가 같은 견해를 나타냈다.
연구진은 교회에 출석하는 젊은 신자들에게도 정치적 연관성이 영향을 미치는지 함께 조사했다. 매주 교회에 출석하는 젊은 기독교인의 38%는 기독교인들의 트럼프 지지가 교회에 더 자주 참석하는 데 장애물이 됐다고 답했다. 반면 교회에 전혀 출석하지 않는 기독교인의 경우에도 40%가 같은 이유를 들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정치적 연결고리만 사라지면 젊은 기독교인들이 자동으로 교회로 돌아올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상당수의 젊은 세대가 기독교와 트럼프의 관계를 교회 공동체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데 걸림돌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현재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한다고 답한 Z세대 응답자는 약 20%에 그쳤다. 나머지 80% 가운데서는 정치가 교회 출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과 기독교와 트럼프 대통령의 연관성 때문에 교회에 덜 가게 됐다고 답한 이들이 거의 비슷한 비율로 나뉘었다.
이번 연구는 최근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선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해 온 가운데 기독교 정체성과 정치적 성향의 관계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시점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앞으로 기독교의 미래는 젊은 세대가 교회와 종교 공동체를 어떻게 바라보고 관계를 맺느냐에 달려 있으며 신앙과 정치의 연결성은 그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로 계속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