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택시 기사를 살해한 뒤 국내로 도주한 50대 중국인이 29년 만에 국내에서 검거돼 중국으로 강제송환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마약·국제범죄수사대는 출입국관리법위반 혐의로 중국인 A씨를 검거해 지난달 24일 중국으로 강제송환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997년 3월 10일 중국 톈진(天津)에서 공범 2명과 택시 기사를 상대로 강도질하다 저항하는 택시기사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후인 2017년 선원 비자(E-10)로 국내로 들어왔다. 충남 서천군에서 뱃일하며 매년 중국을 오갔다고 한다. 그런데 2021년 이후로 그는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2021년 9월 택시 기사 사망 사건을 조사하던 중국 수사당국이 DNA 분석을 통해 공범 2명을 검거한 것이다. 이후 A씨는 2022년 3월로 비자가 만료됐는데도 귀국하지 않고 오히려 전남 목포시로 이주해 일용직을 하며 생활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공범들이 검거됐다는 소식을 듣고 국내에서 도피 생활을 이어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경찰관들이 인천공항에소 검거한 A씨의 신병을 중국 수사당국에 넘기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A씨가 국내로 도주한 사실을 알게 된 중국 수사 당국은 2025년 5월 적색수배를 내리고 국제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A씨가 경기 수원 일대에서 일용직을 했다”는 A씨의 가족들 진술에 경기남부경찰청도 수사에 참여했다. 경찰은 A씨가 거주했던 충남 서천군 일대를 탐문수사하고 폐쇄회로 TV(CCTV) 분석 등을 통해 목포시에 있는 A씨의 주거지를 특정했다. 수일간 잠복한 끝에 지난달 2일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그동안 경찰 추적 등을 대비해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나 은행 계좌를 사용하지 않고, 평소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고 한다.
A씨 검거 소식에 중국 공안부 관계자는 “경기남부경찰청이 끈질긴 추적을 통해 강도 살인범을 검거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주한중국대사관도 지난달 23일 A씨를 검거한 경찰관들을 대사관으로 초청해 감사 인사를 하고 “양국 수사 기관 간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국제 공조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국제 공조 수사 역량을 강화하고 각국 국가 기관 간 공조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