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2일 출범 예정인 중대범죄수사청 가운데 ‘대전지방중대범죄수사청’(대전중수청)을 세종에 두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법원·검찰청·교도소 등 법조 관련 기관이 모두 대전에 자리 잡고 있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이에 대전지역 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개청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 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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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중수청, 세종에 설치
4일 행정안전부와 대전시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처리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검찰청은 기소와 공소 유지만 담당하는 공소청으로 재편된다. 검찰이 하던 수사 기능은 중수청이 담당한다. 중수청에서는 부패·경제·마약·방위사업·국가보호·사이버 등 6대 주요 범죄를 다룬다.
대전법원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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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와 수사관, 세종으로 이동
지방중수청은 전국 6곳에 신설된다. 서울청은 서울, 부산청은 부산, 대구청은 대구, 광주청은 광주, 수원청은 수원에 각각 자리를 잡는다. 반면 대전중수청은 기관 이름과 상관없는 세종시에 자리 잡는다. 대전중수청은 세종신도시 빈 건물 한 채를 몽땅 빌려 입주할 예정이다. 대전중수청은 대전·세종, 충남·북을 관할한다. 행정안전부 개청준비단은 대전에 연면적 9900㎡(3000평) 이상 사용이 가능한 빈 건물이 없어 세종에 임시 청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한다.
대전중수청에서는 (기존)검사와 수사관 등 약 200명이 근무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지방·고등 검찰청에 근무하는 검사 등 인력도 대전중수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상당수 검사는 중수청 근무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수청으로 가면 검사 신분도 사라지고, 직급도 3급에서 4·5급으로 낮아질 수 있어서다.
대전지검 전경. 연합뉴스
이에 대전지역 법조계 등은 반발하고 있다. 양홍규 변호사는 “중수청이 세종에 들어서면 수사관들은 강제수사를 위한 영장 청구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향후 공소청과 사건 협의, 재판 증언을 위해 세종과 대전 을 왕복(편도 40~50분 거리)해야 하며 구치소(대전교도소)에 있던 피의자도 수사를 받으려면 세종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대전시 서구 둔산동 일대에는 고등법원·지방법원, 고등검찰청·지방검찰청, 대전경찰청과 변호사 타운이 밀집해 있다. 덕분에 체포·구속영장 청구, 피의자 접견, 공소 유지와 재판 출석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전국 최고 수준의 ‘원스톱 사법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과 박용갑(대전 중구) 국회의원도 지난달 29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대전중수청을 대전에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허 시장과 박 의원은 ‘중구 선화동 옛 대전세무서 부지’와 동구 혁신도시 예정지 등을 가용 부지로 제시했다.
허태정 대전시장(가운데)과 박용갑 국회의원(오른쪽)이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중수청 대전 이전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대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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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전 패싱 반복되나"
하지만 대전중수청이 일단 세종에 둥지를 틀면 당분간 이전은 어려울 전망이다. 새 청사를 짓는 데만 4~5년이 걸리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서다. 게다가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한 중수청 개청 준비 목적 예비비 지출안에서도 대전청 관련 예산은 명시되지 않았다. 1차 예비비와 2차 예비비 책정 대상에서 모두 대전청만 빠지면서, 대전 신축·이전 예산 계획은 언제가 될지 기약마저 어렵게 됐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대전중수청이 대전에 없다는 게 말이 되냐”라며 “대전시장과 대전 국회의원 7명 등이 모두 여당 소속인데 첨단산업 투자계획에서 제외되는 등 ‘대전 패싱’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4일 "일단 세종시에 있는 건물을 청사로 사용한 다음 향후 대전에 청사를 신축·이전하겠다"며 "이를 위해 현재 용도폐기된 옛 대전세무서 부지의 사용승인을 관계부처에 신청했고 대전청 입주에 필요한 경비를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