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케어 어드밴티지(Medicare Advantage·MA)에 가입한 한인 시니어들이 수년간 다니던 병원과 주치의를 하루아침에 바꿔야 하는 상황이 늘고 있다. 대형 병원들이 보험사와의 계약을 잇달아 종료하면서 의료 공백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주에서는 LA와 오렌지카운티 등에서 15개 병원을 운영하는 프로비던스 클리니컬 네트워크가 올해 유나이티드헬스케어 MA와 계약을 종료했다. 전국적으로는 메이요클리닉, 뉴욕-프레스비테리언 등을 포함해 25개 대형 병원·의료시스템이 MA 계약을 종료하거나 축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병원들은 보험사의 잦은 사전 승인(Prior Authorization) 요구와 보험금 지급 거부, 늦거나 낮은 진료비 지급을 계약 종료 이유로 꼽는다. 환자를 진료한 뒤에도 보험금 지급 여부를 놓고 보험사와 수개월씩 협의해야 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계약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간다.
병원과 보험사 간 계약이 끝나도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플랜이 자동으로 해지되는 것은 아니다. 대신 다니던 병원과 의료진이 보험 네트워크에서 빠진다.
평소 이용하던 병원에서 “내년부터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으면 다른 병원과 의사를 새로 찾아야 한다. 주치의뿐 아니라 심장내과나 암 전문의도 바뀔 수 있다. CT·MRI 검사와 수술, 항암치료까지 다른 의료기관에서 이어가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특히 HMO 가입자는 타격이 더 크다. 응급 상황이 아니라면 네트워크 밖 병원 이용이 대부분 보장되지 않아 사실상 병원을 옮겨야 한다. PPO는 네트워크 밖 진료를 받을 수 있지만 본인 부담금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암이나 심장질환,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의료진이 바뀌면 치료 일정이 늦어지거나 새 병원에서 진료를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 일부 가입자는 일정 기간 기존 병원에서 계속 치료받을 수 있는 ‘치료의 연속성(Continuity of Care)’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아 가입자가 직접 신청해야 한다.
다니던 병원을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다고 해서 오리지널 메디케어로 쉽게 옮길 수도 없다.
메디갭(Medigap) 가입 보장 기간이 지난 가입자는 대부분의 주에서 건강 심사를 받아야 한다. 건강 상태에 따라 가입이 거절되거나 보험료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메디케어 어드밴티지를 해지하기 전에 메디갭 가입 가능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입자는 늦어도 9월 30일까지 받게 되는 ‘연간 변경 안내서(Annual Notice of Change·ANOC)’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현재 이용 중인 병원과 주치의가 내년에도 네트워크에 남아 있는지, 플랜이 계속 유지되는지, 보험료와 본인 부담 한도, 처방약 보장 내용이 바뀌는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보험사 안내만 믿지 말고 병원 보험 담당 부서에도 직접 전화해 내년도 계약 유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메디케어 연례 가입 기간은 10월 15일부터 12월 7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