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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지 말고 대화하라"…자연주의 말 조련사 몬티 로버츠 별세

연합뉴스

2026.08.0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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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지 말고 대화하라"…자연주의 말 조련사 몬티 로버츠 별세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말을 때리지 않는 '자연주의 조련법'과 엘리자베스 2세(1926∼2022) 영국 여왕과의 친분으로 유명한 미국 말 조련사 몬티 로버츠(Monty Roberts)가 지난달 31일 캘리포니아주 솔뱅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레이싱 포스트 온라인판 등 복수의 말 관련 매체가 4일 전했다. 향년 만 91세.
1935년 캘리포니아주 살리나스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릴 때는 로데오 대회에 출전했다. 1966년 말 농장의 소유주가 됐다.
말의 표정 등 '신체 언어'를 이해하면 말을 때리지 않고도 조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언어를 '에쿠스(Equus)'로 이름 붙였고, 인간도 이 언어로 말과 소통할 수 있다고도 했다. 에쿠스로 말과 소통할 수 있다는 주장에는 의문의 여지가 있지만, 이를 계기로 말을 관찰하고, 마음을 읽고, 협력하는 '자연주의 조련법'이 확산됐다. 고인은 이를 '조인업(Join-Up) 기법'이라고 불렀다.
말을 골라내는 안목이 뛰어났다. '앨리지드(Alleged)' 등 최저 경매가에도 못 미친는 말을 골라내 경주 우승마로 키워냈다.
고인이 개발한 경주마 진정용 특수 담요는 널리 사용됐다. 말의 엉덩이와 옆구리를 덮는 이 담요 덕분에 출발 게이트 안쪽의 금속 레일이 말의 옆구리를 자극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고인은 경마 경기에서 채찍을 사용하는 데에도 반대했다.
1989년 승마 애호가였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청으로 영국 마구간 직원들에게 '조인업 기법'을 가르쳤다. 여왕의 권유로 '말과 대화하는 남자(The Man Who Listens to Horses)'(1996) 등 여러 권의 책을 집필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2011년 고인에게 로열 빅토리아 훈장(MVO) 명예 회원 자격을 수여했다. 고인은 숨지기 전까지 캘리포니아주 솔뱅에서 승마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자신의 사상을 전파하기 위한 '에쿠스 온라인 대학'을 운영했다.
자신의 이름을 붙인 웹사이트(https://montyroberts.com/)에 "근본적으로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우리 중 누구도 동물이나 다른 사람에게 '너는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해칠 것이다'라고 말할 권리가 없다는 것입니다."라고 적어놓았다.
고인의 딸 데비 로버츠 루크스는 인스타그램에 "세상에는 '말과 대화하는 사람'으로 알려졌지만, 제게는 그저 '아빠'였고, '강압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것을 신뢰로 이룰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분이셨다"며 "아버지는 진정한 리더십은 소통·인내·공감·존중을 바탕으로 나올 수 있다고 믿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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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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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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