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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301조 관세 법리 다툼…美 중소기업 이어 25개 州 위법 소송

중앙일보

2026.08.03 21:59 2026.08.0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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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통령 직속 군인 배우자 위원회’ 설립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통령 직속 군인 배우자 위원회’ 설립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새로 도입한 이른바 ‘강제노동 관세’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본격화하고 있다. 일부 미 중소기업들이 취소 소송을 낸 데 이어 야당인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25개 주(州)가 3일(현지시간) “위법 조치”라며 집단소송을 내면서다.

미 뉴욕주를 비롯해 캘리포니아·일리노이·버지니아·워싱턴 등 25개 주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에 기반해 주요 무역 상대국에 부과한 관세 조치는 법적 요건과 절차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연방 국제통상법원(Court of International Trade·CIT)에 취소 청구 소송을 냈다.



뉴욕주 “관세 부과 요건 충족 못해”

집단 소송에 참여한 뉴욕주의 레티샤 제임스 법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행정부는 301조가 정한 관세 부과 요건을 준수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강제노동 관행 근절이라는 명시된 목표와 명확한 연관성 없이 새로운 관세를 시행함으로써 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행정부는 연방 대법원에서 (상호관세 소송에서) 패소한 뒤 또 다른 형태의 관세를 통해 미국 가정과 기업에 불법적으로 세금을 부과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새로 도입한 이른바 ‘강제노동 관세’에 대해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25개 주(州)가 3일 “위법 조치”라며 집단소송을 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6일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서 화물 컨테이너들이 적재돼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새로 도입한 이른바 ‘강제노동 관세’에 대해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25개 주(州)가 3일 “위법 조치”라며 집단소송을 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6일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서 화물 컨테이너들이 적재돼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관세 발효 당일 일부 중소기업 ‘취소소송’

이에 앞서 미 학습용 교구 업체 ‘러닝 리소시스’와 ‘핸드2마인드’를 비롯한 7개 중소기업은 강제노동 관세 발효 당일인 지난달 24일 이를 취소해 달라며 국제통상법원에 소송을 냈다. 러닝 리소시스와 핸드2마인드는 지난 2월 연방 대법원이 위법 판결한 상호관세 소송에서도 원고로 참여했던 기업이다.

이뿐만 아니라 향신료 수입업체 ‘버랩 앤드 배럴’과 시계 유통·판매업체 ‘컬렉티브 호롤로지’도 같은 날 강제노동 관세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국제통상법원에 냈다. 이들 두 사건은 원고가 서로 다른 별개의 소송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별로 어떤 불공정 행위가 있는지 충분히 입증하지 못하는 등 무역법 301조가 요구하는 절차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제소 논리는 같다.



美, 상호관세 패소 판결 후 301조 카드 대체

301조 관세는 지난 2월 연방 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상대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리자 이를 대체하기 위해 꺼내 든 카드다.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 위법 판결 직후 먼저 전 세계 수입품에 이른바 ‘글로벌 관세 10%’를 부과했다. 최장 150일간 유효한 한시적 조치였다.

미국 대법원 ‘트럼프 상호관세’ 위법 판결 그래픽 이미지.

미국 대법원 ‘트럼프 상호관세’ 위법 판결 그래픽 이미지.

지난달 24일 글로벌 관세 시한 만료를 앞두고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교역 상대국의 강제노동과 구조적 과잉생산을 문제 삼아 집중 조사를 벌여 왔다. 시한이 최장 150일이고 세율 상한이 15%인 글로벌 관세와 달리 301조 관세는 부과 후 4년마다 재검토를 통한 기한 연장이 가능하며 세율 상한도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USTR은 한국을 포함한 60개 경제주체에 대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금지 조치를 이행하지 않거나 효과적으로 집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0% 내지 12.5%의 관세 부과를 결정했고, 이는 글로벌 관세 10% 시한이 만료되는 24일 0시 1분(미 동부시간 기준)을 기해 발효되기 시작했다. 한국에는 12.5%가 적용됐다.

이와 별도로 16개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한 구조적 과잉생산 관련 조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 한국은 여기에도 포함돼 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상호관세 소송보다 복잡한 법리 다툼 예상

일부 중소기업과 민주당 성향 주 정부들이 집단소송을 내면서 301조 관세의 정당성을 둘러싼 시비가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지만, 이번 소송은 상호관세 위법 소송보다 복잡한 법리 다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호관세 소송의 핵심 쟁점은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이 있었는지 여부로 비교적 단순했지만, 301조 관세 소송은 해당 법 조항이 규정한 조사와 입증 절차를 행정부가 제대로 거쳤는지 따지는 과정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뉴욕 로스쿨 배리 애플턴 교수(국제법센터 공동 소장)는 “301조는 과거 대통령들이 수십 년간 사용해 온 법으로 의회가 조사와 협의, 공개 기록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었다”며 “이번 재판은 대통령의 권한 자체보다 행정부가 이러한 절차를 제대로 준수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한국은 301조에 근거한 강제노동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만큼 이번 소송의 향방을 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상법원이 관세 부과 자체를 무효화하거나 원고 승소 판결의 효력이 원고 이외의 기업에도 미칠 경우 한국 기업들도 관세 부담 완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트럼프 행정부가 승소하면 301조 관세 체계는 상당 기간 유지될 공산이 커진다. 한국 기업들의 장기적인 대미 수출 전략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형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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