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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증시, 2015년 中폭락 수준” 경고…외신이 찍은 ‘코스피 급락’ 이유

중앙일보

2026.08.03 22:41 2026.08.0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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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뉴스1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정부 주도의 증시 부양책이 코스피의 과열과 급락을 초래했다는 외신의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 증시가 2015년 중국 증시 폭락과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다.

블룸버그의 슐리 렌 칼럼니스트는 4일 ‘한국 역시 투자 부적합 국가가 되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코스피가 불과 27거래일 만에 40% 가까이 폭락했다”며 “이는 2015년 중국 증시 폭락 당시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렌 칼럼니스트는 한국 증시에서 당시 중국과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중국을 ‘투자 부적합 국가’로 비판해 왔는데, 주된 이유는 정부의 정책 실패와 투자자에 대한 무관심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중국 증시 폭락은 정부의 증시 부양 기조 속에서 부풀어 오른 거품이 급격히 무너진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014년 봄부터 2015년 6월까지 약 1년간 150% 넘게 급등했지만, 이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30% 넘게 폭락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부동산 등에 쏠린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돌리기 위해 주식 투자를 적극 장려했다. 신용거래 규제까지 완화하면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자금이 1년 만에 5배 이상 불어났다. 그러나 하락장이 시작되자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가 쏟아지며 증시가 걷잡을 수 없이 폭락했다.

중국 정부는 뒤늦게 기업공개 중단과 대주주 주식 매도 제한 등 전방위적인 시장 개입에 나섰다. 이른바 ‘국가대표팀’이라고 불리는 국영펀드를 동원해 증시가 급락할 때마다 주식을 사들이며 낙폭을 방어했다. 이 같은 개입으로 중국 증시는 추가 급락은 피했다. 하지만 정부가 필요에 따라 시장 질서를 바꿀 수 있다는 불신이 글로벌 투자자 사이에 퍼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당시 “광범위한 시장 개입은 중국 금융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렌 칼럼리스트는 다시 한국 상황으로 돌아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뿐 아니라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 상향 등 정부 주도의 증시 부양책이 코스피 과열을 부추겼다”고 짚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인프라 호황은 10년 전 중국과는 다르다는 낙관론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반등을 예측하기 전에 정부의 서투른 코스피 부양 시도가 새롭게 증시에 진입한 투자자에게 트라우마를 안기고,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줬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면서다. 렌 칼럼리스트는 그러면서 “AI가 주도하는 세계적인 산업 호황을 믿더라도 코스피에는 투자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고 일침을 가하며 글을 맺었다.



장서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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