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중기부, 공정위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의 조기 실행을 위해 메가특구법을 제정해 규제를 대폭 풀고, 전력·용수 공급 확대 속도전에 나선다.
산업통상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하반기 업무계획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산업부는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 등 3대 분야에 기업이 총 1600조 원을 투입하는 메가프로젝트 추진 상황을 매달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점검하기로 했다. 용인 반도체 산단은 2029년 팹(공장) 가동을 목표로 연내 토지보상 절차를 마무리하고, 호남권 반도체 산단은 올해 안에 사업시행자를 정하고, 후보지 선정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메가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300여 개 규제특례가 담긴 메가특구법도 연내 마련한다. 인허가 기준 완화, 특정 행위 제한 해제, 중앙정부 권한의 지자체 이양 등 각종 규제 완화 항목을 ‘메뉴판’처럼 담아, 기업과 지자체가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업계 숙원인 52시간 노동시간 예외 적용 등 노동분야 특례는 아직 부처 간 협의가 진행 중이다. 산업부는 또 지방 육성을 위해 권역별로 3~4개 핵심 성장엔진(주력산업)을 선정해 세제·재정·금융 등 7대 지원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방안도 이달 중 발표한다.
지난달 22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부지의 모습. 뉴스1
제조업의 AI 전환(M.AX)에도 속도를 낸다. 제조 현장 30곳에선 숙련인력의 노하우(암묵지)를 데이터화한 AI 모델을 개발하고, 사람 대신 위험 환경 내 작업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를 10개 현장에서 실증한다. 앵커(선도)기업과 정부가 공동 출자하는 10조 원 규모의 ‘민관합동 산업성장펀드’를 조성해 자금 지원을 강화하고, 원유 도입선 다변화 등을 위한 산업자원안보기금 신설도 추진한다.
기후부는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를 선제적으로 공급키로 했다. 호남권 반도체 팹 4기와 AI 데이터센터 등 호남권에 필요한 추가 전력수요만 현재 7.5GW(기가와트)로 추산된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접경지역 및 간척지에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 추진하고, 공장 지붕 태양광 설치를 의무화한다. 지금까지 그냥 버려졌던 가정용 태양광의 잉여전력을 현금 정산하는 방식도 추진한다.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할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는 지난해 0.1GW에서 2030년 12GW 이상으로, 양수발전은 지난해 4.7GW에서 2035년 7.9GW 이상으로 확충할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산업통상부, 지식재산처, 기후에너지환경부, 기상청, 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신규 원전 도입 여부는 전문가 논의를 거쳐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담는다. 전기본 수립 시점에 대해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대략 9~10월에 초안이 나오고 정기국회 내에 확정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역의 산업 경쟁력을 위해 ‘지역별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제’를 도입한다. 수도권 요금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지방의 요금을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다. 김 장관은 “철강 등 중국과 경쟁하는 분야는 현재 전기요금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며 “송전선로 이용 비용 등의 변수를 반영해 4분류로 나눠 차등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호남 반도체 팹에 필요한 용수는 하루 65만t으로, 정부는 동복댐 증고, 농업·발전용 댐의 공업용수 전환 등을 추진한다. 국가수도기본계획 재검토 주기도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고, 사용하지 않는 하천수 허가물량을 회수해 재배분할 수 있도록 하천법을 개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