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경북 구미시 황상3주공아파트단지 정자에 앉아 쉬고 있던 한 60대 주민이 아파트 건물을 올려다 보며 이렇게 말했다. 600세대가 살고 있는 황상3주공아파트는 LH 영구임대주택이다. 대다수 주민이 폭염 대응에 취약한 노약자들이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아파트단지였지만, 이곳 아파트 외벽에는 특별한 페인트가 입혀져 있다. 2024년 구미시가 당시 환경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사업비 4억원을 확보, 아파트 10개 동 외벽에 친환경 차열(遮熱)페인트를 칠했다. 대단지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차열페인트 도장사업으로는 전국 최초 사례다. 설계 단계부터 입주민이 직접 참여해 노란색과 흰색이 들어간 외벽 디자인을 결정했다.
차열페인트는 태양광과 복사열을 반사해 건물 내부로 전달되는 열을 차단하는 기능성 도료다. 고반사 도료를 옥상에 도포해 건축물의 열 축적을 줄이는 방식으로, 폭염 완화와 냉방 에너지 절감 효과가 우수하다. 주민 김종철(72)씨는 “페인트를 칠한 뒤 손으로 외벽을 만져봤는데 전보다 확실히 온도가 낮았다. 실내 온도도 떨어졌다”며 “한여름 무더위 피해를 줄일 수 있어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실증 결과에 따르면 차열페인트 시공 시 옥상 표면온도는 최대 9.2도, 실내 온도는 약 1.8도 낮아진다. 또 여름철 냉방 에너지 사용량은 최대 40.8%, 평균 26.4% 감소해 냉방비 절감 효과도 확인됐다. 실제 황상3주공아파트에 차열페인트를 도색한 후 외벽 온도는 최소 2.2도에서 최대 15.3도까지 낮아졌고 실내 온도도 1.6도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