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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美반도체 따라잡는다?…국산화 성공한 中 노광장비 착시

중앙일보

2026.08.04 13:00 2026.08.0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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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국산화에 성공하며 미국의 반도체 봉쇄망에 균열을 냈다. 스스로 범용(레거시) 반도체를 만들 기초 체력은 다졌지만, 이를 당장 첨단 공정 보유로 보는 건 ‘착시’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중국 반도체 관련 이미지. 중앙포토

중국 반도체 관련 이미지. 중앙포토



① 생산성 낮은데 비용은 껑충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영기업 아이성나(愛晟納)가 자체 개발한 침지형(immersion) DUV 노광장비가 조만간 SMIC와 화훙반도체, 창신메모리(CXMT) 등 중국 주요 팹(반도체 공장)에 공급된다. 노광장비는 웨이퍼에 반도체를 새겨 넣는 초정밀 프린터다. 해당 장비는 올해 약 5대, 내년 약 20대 안팎이 투입돼 자동차와 가전 등에 쓰이는 28나노미터 칩 생산에 쓰일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서방 투자자들이 대중(對中) 제재가 효과를 볼 거란 맹목적 믿음이 흔들렸다”고 했다.


이번 성공으로 ‘중국 굴기’가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경제성’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최첨단 반도체에 쓰이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현재 네덜란드 기업 ASML이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데, DUV와는 성능 격차가 크다. EUV 장비가 단 한 번에 끝낼 노광 작업을 DUV 장비를 쓸 경우 ‘증착(화학 물질을 얇게 입히는 공정)-식각(불필요한 회로를 깎아내는 공정)-세척’까지 묶어 2~4번 이상 반복해야 한다.

반도체 생산은 공정이 늘어날수록 비용과 시간, 결함 발생률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구조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특정 칩 하나를 만드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실제 대량생산 라인에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② 견고한 기술·피드백 생태계

공급망을 구성하는 기술 생태계의 장벽도 높다. EUV 장비는 미세 주석 방울에 고출력 레이저를 쏴 태양 표면보다 뜨거운 플라즈마를 만들고, 여기서 나오는 13.5나노미터 파장의 빛을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미국 기업 사이머의 광원, 독일 트럼프의 고출력 레이저, 생성된 빛을 손실 없이 웨이퍼까지 전달하는 독일 자이스의 초정밀 광학계는 모두 ASML을 중심으로 구축된 ‘독점 동맹 생태계’다. 반면 중국은 DUV 장비 일부에 일본 등 외산 부품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사가 장비를 함께 검증해 주는 ‘피드백 생태계’도 넘기 힘든 산이다. 안진호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ASML의 진짜 무기는 글로벌 부품사 및 최상위 고객사 간의 촘촘한 협력관계”라며 “고객사들과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기술을 쌓는 시간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③ 미국의 ‘AS 봉쇄’ 장벽

미국의 추가 규제도 중국을 조여오고 있다. 지난 4월 발의된 ‘매치법(MATCH)’은 중국이 가진 기존 ASML의 DUV 장비(약 1400대)의 유지보수와 부품 공급까지 차단한다. 이미 ASML EUV 장비의 대중 수출이 막힌 데다, DUV 장비마저 최신 모델보다 8세대 뒤처진 구형만 공급되는 상황에서 기존 장비의 사후서비스(AS)까지 봉쇄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국내 반도체 업계는 중국의 무서운 추격 자체는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한 반도체 장비업체 고위 관계자는 “중국이 당장 보여주는 DUV 기술력 자체보다, 봉쇄망을 뚫으려 쏟아붓는 집념, 정부가 주도적으로 개별 기업의 자본·인력·기술력을 하나로 모으는 게 진짜 위협”이라며 “우리도 국내 반도체 테스트베드 구축과 생태계 강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민.이영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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