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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의 마주보기- 삶과 재미의 아이러니

Chicago

2026.08.0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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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

손원임

어느 매우 몹시도 무더운 날이었다. 그야말로 찜통처럼 뜨거워서 땀이 저절로 뻘뻘 흘러내렸다. 땅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열기와 대기의 습기 때문에 꽤 불쾌한 오후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우연히 어떤 가게 앞에 세워진 차를 보고는 아주 실없이 마냥 크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오랜만에 터진 ‘박장대소’였다.  
 
사실은 그 차의 양쪽 헤드라이트 위에 아주 예쁘게 붙여 놓은, 꽤 긴 검정색 플라스틱 속눈썹 장식을 보고는 그만 내 ‘웃음보’가 “빵!” 하고 터져버리고 만 것이다. 그 차는 마치 환한 눈을 반짝거리며 괜스레 특별한 이유도 없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안녕!”이라는 인사말과 함께 친절한 미소로 기쁘게 반겨주는 듯했다.  
 
그때 나는 길거리에서 갑자기 소리 내어 웃어 젖히는 것이 남에게 이상하게 보일까 봐서 좀 창피하기도 했다. 하지만 왠지 최근에 들은 뉴스 탓인지 더 일부러 웃어버렸다. 그 뉴스에 따르면, 놀랍게도 “미국인의 절반이 재미없게 산다”고 했다. 이는 2026년에 미국에서 행해진 여론조사에 기반하는데, 성인의 약 절반이 자신의 전반적인 삶에서 즐거움 즉 재미가 부족하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10년 전보다 더 재미없게 산다며, 그 주된 원인으로는 경제적 비용과 각종 책임감, 일과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그리고 자유 시간의 부족 등을 꼽았다고 한다.  
 
이런 현상과 뉴스에 접하면,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약간 역설적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현대인은 거의 다 스마트폰이라는 일종의 개인용 ‘장난감’을 갖고 놀기 때문이다. 이제 스마트폰은 출퇴근 시에 지하철 안팎에서, 헬스장에서 운동하면서, 식당에서 음식을 먹을 때 등 어디서나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때로 번잡한 시내의 도보 위를 걸으면서, 저녁에 공원에서 산책을 하면서, 심지어 주말에 애써 멀리 장비를 챙겨 가서 낚시를 하면서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런데 말이다. 이렇게 아침에 일어나 잠들기 전까지 하루 종일 ‘늘’ 스마트폰으로 아주 쉽게 다양한 영상과 최신 정보를 접하고, 그 순간 순간 “키득키득” 웃고 재미있어 한다고 해서, 우리의 전반적인 삶 자체 역시 더욱 더 의미가 더해지고, 재미와 즐거움을 만끽하며 사는 것은 아닌가 보다. 왜냐하면 이렇게 매 1초마다 끊임없이 초강력 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어느덧 ‘도파민 과잉’의 악순환에 빠지고, 더 이상 단 5초도 기다릴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그 짧은 순간에도 너무나 초조하게 느껴지고, 지루해서 견딜 수가 없어서 또다시 지체 없이 스마트폰을 열어 들여다보게 마련이다.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이런 스크린 타임의 폭발적인 증가는 오히려 현대인의 외로움과 불안과 우울증을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지나친 ‘스크린 타임(screen time)’에 대해서, 마치 사람들이 슬픔과 괴로움, 그리고 스트레스를 마약과 알코올로 달래다가 결국 “중독의 늪”에 빠져드는 것처럼 위험할 수 있다며, 여러 면에서 좀 더 주의할 것을 요한다. 결국 우리가 진정한 재미보다는 오히려 가상 현실 속에서 무의미나 허상, 허구만 쫓고 헤매며 살수록, 그것이 스트레스와 우울증, 불안, 고독을 몇 배로 증가시키는 경향을 낳고 마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인은 ‘재미’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다각도로 해야 한다. 일단 재미나 즐거움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자. 그리고 자신의 자유 시간이 부족하다고 탓하지 만도 말자. 대신에 스크린 타임을 줄이고, 뭔가 새롭게, 작게, 또는 창의적으로 할 것을 찾아 나서자. 재미에도 역시 인생의 ‘아이러니’는 작용하는 법이다. 재미가 있으려면, 노력해야 한다. 이에 ‘오프 스크린 타임(off-screen time)’을 잘 활용해서, 땀도 흘리고, 알차게 참된 즐거움을 더 많이 갖고 느끼자.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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