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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700채 태운 산불, 고의 방화였나…용의자 체포

Los Angeles

2026.08.0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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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주 스포캔 산불
37세 남성 용의자로 체포
올드 트레일스(Old Trails) 산불 방화 용의자 애런 포리스트 파리나치가 연행되고 있다. [스포캔 카운티 셰리프국]

올드 트레일스(Old Trails) 산불 방화 용의자 애런 포리스트 파리나치가 연행되고 있다. [스포캔 카운티 셰리프국]

워싱턴주 동부 스포캔(Spokane) 일대를 초토화한 대형 산불의 방화 용의자가 체포됐다. 용의자는 과거 부친 사망 사건과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당국은 이번 산불이 고의 방화로 시작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스포캔 카운티 셰리프국은 37세 남성 애런 포리스트 파리나치(Aaron Forrest Farinacci)를 올드 트레일스(Old Trails) 산불 방화 혐의로 체포했다고 3일 밝혔다. 보석금은 100만 달러로 책정됐으며,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
 
당국에 따르면 한 목격자는 산불 발생 직전 숲을 들여다보던 남성을 목격했고, 이후 곧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경찰은 화재 현장에서 1마일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파리나치를 붙잡았다. 당시 그는 방수 성냥과 부탄 라이터를 소지하고 있었다. 당국은 추가 혐의 적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지역 매체 논스톱 로컬이 인용한 법원 기록에 따르면 파리나치는 2010년 애리조나에서 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으로 1급 살인 혐의를 받았다. 이후 살인 혐의는 취하됐지만, 2012년 과실치사와 가중폭행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올드 트레일스 산불은 지난 2일 발생했다. 강풍과 극심한 가뭄, 폭염 속에 불길이 순식간에 주거지역으로 번졌다. 이 산불은 스포캔 일대에서 발생한 다른 산불과 함께 현재까지 주택과 건물 약 700채를 태우고 1만2000에이커를 소실시켰다. 약 6만7000명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일부 주민들이 지역으로 돌아왔지만, 거리에는 불에 탄 차량과 무너진 주택이 즐비했다. 벽돌 굴뚝만 남은 집들도 곳곳에서 확인됐다. 현재까지 사망자나 중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스포캔 카운티 셰리프국은 대피 과정에서 한때 300건에 가까운 실종 신고가 접수됐지만 대부분 안전이 확인됐으며, 남은 신고도 연락이 닿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이번 산불은 지난해 LA를 덮친 팰리세이즈·이튼 산불과 매우 유사한 환경에서 발생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두 산불 모두 국립기상대(NWS)의 최고 단계 산불 경보인 ‘특히 위험한 상황(Particularly Dangerous Situation·PDS)’이 발령된 가운데 발생했다. 강풍과 낮은 습도, 고온이 겹치면서 불길이 폭발적으로 확산했다.
 
스포캔의 6월 강수량은 평년의 22%에 그쳤고, 7월에는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워싱턴주는 기록적인 적설량 부족으로 지난 4월부터 가뭄 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태다.
 
가주 기후학자 대니얼 스웨인은 이번 산불을 “워싱턴주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산불”이라고 평가하며 “캘리포니아도 폭염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 강풍이나 낙뢰가 발생하면 대형 산불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워싱턴주에는 소방대원 1000여 명이 투입됐다. 가주산림소방국(Cal Fire)과 LA카운티소방국, LA시소방국도 인력과 장비를 지원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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