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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도쿄답게 더 가까이, 새 단장한 포시즌스 마루노우치가 다시 쓴 도쿄 럭셔리

Vancouver

2026.08.0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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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주형 기자의 도쿄 Zoom-In] 곡선으로 다시 태어난 ‘도쿄의 저택’
포시즌스 마루노우치 리노베이션 오픈, 57개 객실에 담아낸 도시의 리듬
앙드레 푸 디자인으로 현대적 일본 저택 재해석, 철도 풍경과 어우러진 휴식
사진=엄주형 기자 deniz.um@joongang.ca

사진=엄주형 기자 [email protected]

 신칸센이 오가는 도쿄역의 풍경과 부드러운 곡선으로 완성한 57개의 객실. 화려한 스카이라인 대신 도쿄가 움직이는 모습을 가까이 보여주는 포시즌스 호텔 도쿄 앳 마루노우치가 전면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지난 4월 29일 문을 열었다.
 
객실과 레스토랑 창밖으로는 신칸센을 비롯한 열차들이 각자의 선로를 따라 끊임없이 지나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풍경은 단순한 전망을 넘어 도쿄를 이해하는 하나의 창이 된다. 철도는 일본에서 단순한 교통수단에 머물지 않는다.
 
역을 중심으로 업무와 상업, 주거와 문화가 연결되고, 그 흐름을 따라 도시의 생활권이 형성돼 왔다. 이곳에 머문다는 것은 철도와 함께 움직이는 현대 도쿄의 시간과 일상을 호텔 안에서 지켜보는 일에 가깝다. 도쿄역 곁에서 보내는 하룻밤은 오늘의 도쿄가 어떻게 연결되고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방식이다.
사진=엄주형 기자 deniz.um@joongang.ca

사진=엄주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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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개 객실에 담은 ‘도쿄의 저택’
 
수백 개의 객실을 갖춘 대형 도심 호텔과 달리 이곳은 57개의 객실로 운영된다. 규모가 작은 만큼 서비스는 더욱 개인적이다. 직원들은 도착한 투숙객을 이름으로 맞았고, 긴 프런트 데스크 대신 누군가의 거실에 들어선 듯한 차분한 공간에서 응대했다. 웰컴 드링크를 마신 뒤 객실에서 체크인을 진행하는 방식도 호텔이 추구하는 프라이버시를 보여준다.
 
리노베이션은 디자이너 앙드레 푸와 그의 스튜디오가 맡았다. 중심 콘셉트는 ‘현대적인 일본 저택’이다. 오크 목재와 회색 대리석, 쇼지를 연상시키는 조명과 종이 질감의 랜턴을 활용해 일본적인 요소를 직접 재현하기보다 재료와 빛, 공간의 흐름에 일본 주거문화의 감각을 담았다.
 
객실 이름에도 마루노우치와 창밖 풍경이 반영됐다. ‘에키 룸’과 ‘마루노우치 룸’, ‘긴자 룸’부터 ‘마루노우치 스위트’와 ‘도쿄 매너 스위트’까지, 객실은 등급을 넘어 도쿄의 장소와 연결된 경험으로 읽힌다.
사진=엄주형 기자 deniz.um@joongang.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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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의 철로를 마주한 곡선의 저택
 
객실에서는 욕조와 테이블, 소파는 물론 통유리창의 모서리까지 부드러운 곡선이 반복된다. 마지트 이스마일로프(Mazhit Ismailov) 포시즌스 호텔 도쿄 커뮤니케이션 시니어 디렉터는 “앙드레 푸는 곡선이 공간에 부드러운 에너지를 더한다고 생각했다”며 “기능상 직선이 필요한 부분을 제외하고 가능한 모든 요소를 둥글게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곡선은 일본 전통 건축을 직접적으로 상징하지는 않는다. 대신 자연스러운 재료와 절제된 형태,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흐름이라는 일본 미학을 현대적으로 풀어낸다. 과거 ‘체어맨 스위트’로 불렸던 최상위 객실도 ‘도쿄 매너 스위트’로 이름을 바꾸며, 위계보다 도쿄 중심에 자리한 사적인 저택이라는 성격을 강조한 것이다.
 
160㎡ 규모의 스위트에는 별도의 거실과 침실, 주방 공간이 마련됐다. 창밖에서는 열차가 직선의 선로를 따라 빠르게 도쿄를 가로지르고, 객실 안에서는 완만한 곡선이 그 속도를 부드럽게 감싸 안는다.
 
가장 높은 전망보다 도시의 움직임
 
도쿄의 럭셔리 호텔을 떠올리면 대개 초고층 빌딩과 파노라마 스카이라인이 먼저 연상된다. 같은 포시즌스 브랜드의 오테마치 호텔 역시 도쿄의 도시 풍경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경험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마루노우치의 방식은 다르다. 이곳은 도쿄를 멀리 내려다보는 대신 도시가 실제로 움직이는 장면을 가까이 보여준다.
 
객실 창문 아래로 들어오고 나가는 열차와 플랫폼, 그 주변을 오가는 사람들의 움직임은 완성된 스카이라인보다 생생하다. 높은 곳에서 도시 전체를 조망하는 것이 아니라 도쿄의 일상과 리듬이 형성되는 한가운데에 머무는 경험이다. 도쿄역 주변의 풍경도 호텔의 일부처럼 이어진다. 옛 중앙우체국 건물을 활용한 복합문화공간 KITTE와 마루노우치의 오피스 빌딩, 긴자와 황궁 방면의 도시 풍경이 객실마다 다른 장면을 만든다.
 
이곳에서 전망은 객실을 장식하는 배경이 아니다. 여행자가 도쿄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장치다. 이전에는 목적지까지 이동하기 위해 탔던 열차가 객실 창밖에서는 도시를 움직이게 하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사진=엄주형 기자 deniz.um@joongang.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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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식재료를 프랑스의 문법으로
 
호텔의 다이닝에서도 일본과 프랑스의 감각이 교차한다. 캐주얼 프렌치 비스트로 ‘메종 마루노우치’는 도쿄역을 마주한 창가에 자리한다. 아침에는 신칸센이 오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벤토 스타일의 일본식 조식을 즐길 수 있다.
 
창밖으로 도쿄역과 신칸센을 바라보며 즐기는 아침은 일본 여행의 상징인 에키벤(역 도시락)을 떠올리게 한다. 저녁에는 8월부터 선보이는 '메뉴 드 럭스(Menu de Luxe)'를 통해 드라이에이징 일본산 와규를 프랑스 조리 기법으로 풀어낸 코스를 맛볼 수 있다. 일본의 최상급 식재료와 프랑스의 클래식이 어우러지며 현대적인 도쿄의 미식을 완성한다.
사진=엄주형 기자 deniz.um@joongang.ca

사진=엄주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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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를 다시 여행해야 할 이유
 
포시즌스 마루노우치의 럭셔리는 거대한 규모나 압도적인 높이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이 호텔은 익숙한 도쿄를 다른 방식으로 보게 한다. 도쿄를 이미 여러 번 여행한 사람이라면 유명 관광지와 전망대, 쇼핑 거리의 풍경은 어느 정도 익숙할 수 있다.
 
그러나 한 도시가 매일 어떤 속도로 움직이고, 사람과 지역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가만히 바라보는 경험은 또 다른 여행이 된다. 료칸에서 전통적인 일본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면 도쿄역 곁의 이 호텔에서는 철도와 함께 성장해 온 현대 도쿄의 리듬을 만날 수 있다.
 
포시즌스 마루노우치는 도쿄를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게 하지 않는다. 대신 도쿄가 어떻게 연결되고, 움직이고, 살아가는지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보여준다. 더 도쿄답게, 그리고 도쿄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 이 호텔이 새 단장을 통해 다시 쓴 럭셔리는 바로 그 지점에 있었다.
 
 
 
 
 
 
 
 

밴쿠버 중앙일보 엄주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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