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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광복은 완성되지 않았다

Los Angeles

2026.08.0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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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학 6·25참전유공자회 회장

이재학 6·25참전유공자회 회장

올해 우리는 제81주년 광복절을 맞는다. 1945년 8월 15일, 빼앗겼던 나라를 되찾았다는 기쁨은 온 겨레를 울게 했다. 태극기가 다시 하늘 높이 휘날렸고, 사람들은 거리에서 서로를 끌어안으며 되찾은 조국의 이름을 불렀다. 그날은 우리 민족이 다시 태어난 날이었다.
 
그러나 그 감격은 오래가지 못했다. 광복의 환희는 곧 분단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1950년 6월 25일, 동족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처참한 전쟁이 일어났다. 국토는 폐허가 되었고 수많은 젊은이가 꽃다운 생명을 바쳤다. 부모는 자식을 잃었고, 형제는 서로 다른 하늘 아래로 헤어졌다. 그 아픔은 76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지속하고 있다.  
 
나는 그 전쟁을 직접 겪은 참전용사다. 전우가 내 곁에서 쓰러지는 모습을 보았고, 자유를 지키기 위해 이름도 남기지 못한 젊은이들이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을 지켜보았다. 그들의 마지막 소원은 거창하지 않았다. “나라만은 꼭 지켜야 한다.” 그 한마디가 그들의 유언이었다.
 
대한민국은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세계가 놀라는 기적을 이루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원조하는 나라가 되었고, 경제와 문화, 과학기술은 세계가 인정하는 수준에 올랐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선택했고, 그 선택은 대한민국을 번영의 길로 이끌었다.
 
그러나 한 사람의 노병으로서 오늘날의 현실을 바라보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한국 사회는 아직도 이념과 진영의 대립으로 갈라져 있다. 상대방을 적대시하며 증오를 키우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가볍게 여기거나 왜곡하는 주장들도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휴전선에서는 남과 북이 서로 총구를 겨누고 있다. 휴전은 평화가 아니다. 총성이 잠시 멈춘 상태일 뿐이다. 대한민국의 자유는 결코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다. 지금도 수많은 국군 장병들이 그 자유를 지키기 위해 묵묵히 경계의 밤을 지새우고 있다.
 
광복절은 단순히 과거를 기념하는 날이 아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앞에서 우리는 어떤 대한민국을 후손에게 물려줄 것인지 다짐하는 날이다. 역사 앞에서는 누구나 겸손해야 하고, 나라 앞에서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백발이 된 노병의 가슴속에는 아직도 태극기를 품고 전장을 달리던 젊은 날의 심장이 뛰고 있다. 살아 있는 동안 꼭 한 가지를 후손들에게 전하고 싶다. 나라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고, 자유를 잃으면 내일도 없다는 사실이다. 81년 전 선열들이 되찾은 조국, 그리고 수많은 젊은 생명이 목숨으로 지켜 낸 대한민국을 온전히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그것이 광복의 시대를 살아낸 세대와 전쟁을 견뎌낸 세대가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부탁이며, 우리 모두가 끝까지 지켜야 할 시대적 사명이다.  
 
나는 언젠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영원해야 한다. 그것이 전우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며, 광복을 완성하는 길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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