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시아 서부에 북한 미사일 부대 배치…최대 120발 지원”
중앙일보
2026.08.04 23:48
북한 조선중앙TV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의 전투 영상 기록물을 지난해 9월 31일 공개했다.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북한 미사일 부대가 러시아 서부 지역에 배치되기 시작했다는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의 주장이 나왔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북한이 러시아의 대우크라이나 탄도미사일 공격을 직접 지원하는 방향으로 군사 협력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드리 체르니악 우크라이나 국방정보총국 관계자는 5일 로이터통신에 북한 미사일 부대가 러시아 서부 보로네시주에 배치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체르니악은 이 지역에 북한 탄도미사일 최대 120발과 발사대 6기가 투입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북한 미사일 부대는 약 90명으로 구성됐으며 러시아군 제112미사일여단에 배속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북한이 이미 KN-23과 KN-24 미사일 40발과 운용 병력을 해당 부대에 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종 배치 규모는 다음 달 열릴 북러 고위급 회담에서 확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 측은 북한 탄도미사일 최대 120발과 발사대 6기가 배치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체르니악은 설명했다. 러시아와 북한은 우크라이나 측의 발표에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발표는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북한제 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가 다시 발견된 가운데 나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난주 중부 지역의 민가에 북한 미사일이 떨어져 일가족을 포함해 최소 5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러시아가 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 만에 북한 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3년 말부터 KN-23과 KN-24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이때부터 2025년 8월까지 약 150발의 미사일을 러시아에 공급한 것으로 추정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최근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한 장거리 공습을 격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장거리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 본토 깊숙한 지역의 정유시설과 물류단지 등 산업 기반시설을 공격하고 있다. 흑해를 오가는 러시아 선박도 주요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러시아는 우위에 있는 탄도미사일 전력을 대거 투입해 우크라이나 주요 지역을 공격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과 운용 병력이 실제로 추가 배치된다면 러시아의 장거리 공격 능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로이터는 북한 미사일 부대 배치가 이미 광범위하게 진행 중인 북러 군사 협력이 한층 확대됐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파견한 뒤 러시아로부터 석유와 식량, 무기 등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에는 러시아와 상호방위 조항을 포함한 조약도 체결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이란 전쟁으로 미국의 무기 재고가 줄어든 여파로 탄도미사일 방어 수단인 패트리엇 미사일 부족을 겪고 있다. 러시아는 이 같은 방공 공백을 겨냥해 최근 탄도미사일 공격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AFP는 자체 분석을 통해 러시아가 지난 7월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데 사용한 미사일 수를 전월보다 2배 이상 늘렸다고 전했다.
미국 외교정책연구소의 롭 리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지원이 우크라이나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탄도미사일 방어가 우크라이나의 가장 취약한 분야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