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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쪼들린 가계…채무 통합 급증

Los Angeles

2026.08.05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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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고금리에 부담 가중
부채상담 2017년 이후 최대
Z세대 1년 새 35% 늘어나
고물가와 높은 신용카드 금리로 미국 가계의 빚 부담이 커지면서 소위 ‘채무 통합(Debt Consolidation)’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 최대 비영리 채무관리기관 가운데 하나인 ‘머니 매니지먼트 인터내셔널(MMI)’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채무관리 프로그램에 새로 가입한 소비자는 약 1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가장 많은 상반기 기록이다.
 
일반적으로 채무통합은 여러 건의 신용카드나 대출을 하나로 묶어 상환하는 방식을 취한다. 신용상담기관이 은행 등 채권자와 협상해 금리를 낮춰주면 소비자는 한 번의 월 납부로 빚을 갚아나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크레딧 점수가 떨어지고, 기존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으며 매달 상환액이 적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단일 회사의 수이지만 해당 기간 MMI가 제공한 재정 상담도 4만 건 이상에 달했다. 상담 건수는 5년 연속 증가했으며 2021년보다 143%나 급증했다.
 
가계 재정 악화는 경제 전반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국내 가계부채는 현재 18조8000억 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동시에 신용 조사 기관인 익스페리언의 올해 2월 통계에 따르면 은행 기관을 통한 개인 융자 빚을 가진 소비자 비율이 2017년 31%에서 2025년 38%까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파산과 채권추심 소송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인 저축률은 2.7%로 2022년 인플레이션 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현실의 가장 큰 원인으로 ‘물가 상승’을 꼽는다.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기준으로 국내 물가는 2021년 이후 약 27% 올랐다.
 
MMI 소속 소비자금융 분석가 테드 로스먼은 “팬데믹 이후 거의 모든 생활필수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계 예산이 크게 압박받고 있다”며 “그런데도 가계 소득은 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의 배경이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뉴욕주에 사는 부동산 중개업자 미리엄 페레즈는 코로나19 이후 사업이 침체되면서 크레딧 카드빚이 10만 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그는 한 채무관리 프로그램에 가입한 뒤 약 3년 반 만에 모든 빚을 상환했고, 현재는 사업을 정상화하고 새 자동차도 구입했다.
 
페레즈는 “채무 통합은 처음에 망설였지만, 결론적으로는 비교적 운이 좋았다”고 전했다.  
 
 이번 통계에서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특히 젊은층에서 빚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MMI에 따르면 사회 초년생 그룹인 Z세대(18~29세) 고객이 1년 새 35%나 증가해 가장 빠른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체 고객의 56%를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30~45세)의 평균 무담보 부채는 4만3533달러, X세대(46~61세)는 5만3350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런 상황이 반영돼 크레딧 카드 연체도 빠르게 늘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올해 1분기 기준 90일 이상 연체된 크레딧 카드 잔액 비율이 약 13%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기였던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빚 규모가 크지 않고 신용점수가 양호한 소비자는 무이자 크레딧 카드를 활용할 수 있지만, 부채가 많거나 상환이 어려운 경우에는 신용상담기관의 도움을 받아 조기에 채무를 조정하는 것이 장기적인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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