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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떠난 딸과의 약속”…6년째 머리 자르는 경찰 엄마 사연

중앙일보

2026.08.05 05:38 2026.08.0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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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경사와 딸 송지윤양. 사진 충북경찰청

이현주 경사와 딸 송지윤양. 사진 충북경찰청


급성뇌출혈로 세상을 떠난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6년째 머리카락을 기부하고 있는 경찰관의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충북경찰청 과학수사계 이현주(42) 경사다.

이 경사는 2021년 언론 보도를 통해 소아암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탈모를 겪고, 환자용 가발 제작을 위해 모발 기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평소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관심이 많았던 이 경사는 소아암 환자들에게 가발을 지원하는 ‘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운동’(어머나 운동)을 접한 뒤 당시 9살이던 딸 송지윤양과 함께 모발 기부를 하기로 약속했다.

이 경사는 같은 해 8월 딸의 생일을 기념해 약 37~40㎝ 길이의 머리카락을 처음 기부했다. 당시 딸은 머리카락 길이가 짧아 함께 참여하지 못했지만, 다음 기부를 약속하며 머리카락을 기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 번째 기부를 앞두고 모녀에게 큰 비극이 찾아왔다. 학교에 갔던 송양이 2023년 6월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급성뇌출혈로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세상을 떠난 것이다.

딸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이 경사는 생전 딸과 나눈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그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동딸이었다”며 “지윤이와 한 약속을 끝까지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경사는 딸과 함께하지 못한 모발 기부를 홀로 이어갔다. 2023년 9월 약 33㎝ 길이의 머리카락을 다시 기부했고, 올해에도 약 33㎝ 길이의 머리카락을 추가로 기부했다. 지금까지 이 경사가 기부한 머리카락은 모두 110㎝에 달한다.

긴 머리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불편함도 있었지만, 이 경사는 딸과의 약속을 떠올리며 한 번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경사는 “하루하루 암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과 부모님을 생각하며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며 “딸과 함께 기부할 수 있었다면 더 큰 의미였겠지만, 엄마가 약속을 실천하는 모습을 지윤이도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아이들과 부모들이 나와 같은 이별의 아픔을 겪지 않고 완쾌해 행복한 가정을 이루길 바란다”며 “제 키가 158㎝인데, 기부한 머리카락 길이가 제 키만큼 쌓일 때까지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현예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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