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 문제를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란 관영매체가 “양국이 합의하더라도 해협이 즉각 재개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타결 직후 해협이 전쟁 전처럼 개방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배치되는 입장이다.
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란 관영방송 IRIB는 이날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에 관한 합의에 이르더라도 합의가 “해협의 즉각적인 재개방으로 이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IRIB는 “미국이 양해각서 위반 행위를 계속한다면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간 합의 이후에도 재개방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위반 행위’로는 미군의 이란 해상 봉쇄와 이란 해안 공격 등을 거론했다.
지난 2일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회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아주 금방” 재개방될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란이 “호되게 된통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등 미국 측은 이란과 오만의 협상이 어떤 내용으로 타결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이전처럼 자유로운 항행로로 복원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선박이 해협을 오가면서 이란이나 오만의 통제를 받거나 별도의 수수료를 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오만과 조속히 통행 문제를 합의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무료 재개방’을 바탕으로 미국과 1단계 합의를 맺자고 요구하고 있다. 이후 이란 핵 프로그램 종식을 위한 2단계 합의로 넘어가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이란은 오만과의 협상이 양국 간 문제라며 미국의 개입에 선을 긋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방식 역시 미국이 원하는 형태로 즉각 복원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오만이 합의할 경우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가는 선박은 전쟁 이후 마련된 이란 측 북쪽 항로를 이용하고, 나오는 선박은 오만 측 남쪽 항로를 이용하는 방안까지 거론하면서도 “이란이나 오만의 통제 및 수수료 지급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과 오만의 해협 통행 협상이 타결되고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해제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이전과 같은 자유 항로로 완전히 복원되기까지는 추가 협상이 필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