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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외국인…‘하루 더’ 돌아다니게 하라

중앙일보

2026.08.05 08:01 2026.08.0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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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한국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국내 백화점 업계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내수에도 훈풍이 도는 모습이다. 하지만 관광객의 체류 기간이 짧고 지출이 쇼핑에만 치우쳐 있어, 부가가치를 높이는 ‘질적 고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이슈노트: 서비스 수출 관점에서 본 관광산업의 성장 효과와 정책 방향’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1894만 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최고치인 1750만 명(2019년)을 크게 넘어선 수치다. 글로벌 관광회복세에다 원화 약세,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맞물린 결과다. 올 1분기(1~3월) 외국인 관광객도 약 476만 명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우고 있다.

온기는 서비스 유통 현장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고 있다. 이날 현대백화점은 올 2분기 백화점 부문 순매출이 6438억원으로 역대 2분기 중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또한 11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6% 증가했다. 더현대서울과 무역센터점의 경우 외국인 매출 비중이 이미 20%에 육박한다.

실적 발표를 앞둔 롯데·신세계백화점 역시 호실적이 유력하다. 유통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백화점 3사가 올해 외국인 관광객을 통해 벌어들일 합산 매출이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 원화 약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에 K컬처 팝업스토어 등 차별화된 콘텐트가 더해진 영향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백화점이 K컬처와 럭셔리 이미지를 결합해 상품군을 꾸준히 발전시킨 만큼, 환율 변동이 있더라도 당분간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연구진에 따르면 방한 수요가 본격 회복된 2022~2025년 관광수출이 경제성장에 기여한 효과는 연 0.15%포인트로 집계됐다. 2000년 이후 장기 평균치(연 0.04%포인트)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구조적 한계가 있다. 팬데믹 이전 대비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수는 8.2% 늘었으나, 실제 관광수출액(국제수지상 일반여행수입)은 5.5% 증가에 그쳤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줄고, 체류 시간이 짧은 크루즈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1인당 지출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 관광산업의 직접 부가가치 비중은 2024년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1.7%로, OECD 평균(3.6%)의 절반에 못 미친다. 외국인 지출의 43.3%가 쇼핑에만 집중된 반면,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큰 의료(5.8%)나 문화·오락(3.3%) 지출 비중은 저조하다. 방문 지역이 서울과 수도권에 국한되는 점도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

전문가들은 관광 정책의 패러다임을 단순 유치 건수에서 ‘지출 단가와 체류 기간 확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일본은 2003년부터 관광을 전략 산업으로 키워 지난해 GDP 대비 관광수출 비율을 1.46%까지 끌어올렸다. 한국(1.17%)을 앞서는 수치다. 일본은 지방 거점 분산과 체류의 질 향상, 고부가가치 콘텐트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 수준을 따라가기 위해선 ①현재보다 방한객 수를 481만명 늘리거나 ②1인당 1일 지출을 45달러가량 높이거나 ③평균 체류일수를 1.7일 연장해야 가능하다. 다만 한 가지 변수를 늘리는 데에 집중하기보다, 여러 정책 변수를 함께 조금씩 늘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게 연구진 분석이다.

정선영 한은 조사국 아태경제팀장은 “숙박이나 음식점 등 기존 업종에서도 프리미엄 상품을 개발하는 등 선택지를 넓히고 관광수출 성과지표를 구체화하는 질적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효정.강보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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