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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재 유출 못 막으면, 글로벌 AI 허브 구상 공염불된다

중앙일보

2026.08.05 08:24 2026.08.0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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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당시 김민석 국무총리가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AI 허브 비전 선포식에서 글로벌 AI 허브 공동성명을 선언 한 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지난 5월 당시 김민석 국무총리가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AI 허브 비전 선포식에서 글로벌 AI 허브 공동성명을 선언 한 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세계은행(WB)이 지난 4일 발표한 ‘세계개발보고서 2026: 인공지능의 약속’이 우리나라 인공지능(AI) 산업에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주요 정보기술(IT) 선진 21개국 중 한국은 최상위 1% AI 핵심 인재가 매달 11명씩, 2011~2024년 기간 동안 총 1716명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매달 197명, 영국이 20명씩 핵심 두뇌를 흡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평가에서도 한국의 과학 인프라는 세계 2위였으나, 인재 경쟁력은 37위에 그쳤다. 국제사회가 한국에 보내오고 있는 일관된 경고다.

글로벌 사회는 지금 단순 기술 경쟁을 넘어 문명사적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AI는 이제 지식노동과 판단력 영역까지 확장하며 산업·안보 지형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이 전환기에 AI 산업의 경쟁력은 국가 생존과 직결된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부터 ‘AI 3대 강국’을 선언하며 100조원 투자를 약속했고, 최근 삼성·SK 두 그룹이 총 4755조원의 초대형 투자를 발표하며 민관 총력전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핵심 인재가 빠져나간다면 정부의 ‘글로벌 AI 허브 구상’은 공염불이 될 뿐이다. 수천조원을 들여 최첨단 GPU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공장을 지어도 원천기술을 개발할 두뇌가 비어 있다면 글로벌 빅테크의 부품이나 만드는 ‘껍데기 인프라’에 불과하다. 이대로 가다간 아무리 AI 시대에 필수적인 반도체 제조에서 최고 역량을 갖췄다 해도 빅테크 하청기지로 전락할 뿐이다.

천문학적 투자가 결실을 보려면 돈과 장비를 넘어 인재를 붙잡고 끌어올 수 있는 생태계 개혁이 시급하다.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 구조, 뛰어난 성과를 내도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보상 체계, 관료주의적 연구개발(R&D) 정책 등으로 인해 유능한 연구자들은 지금도 해외로 떠나고 있다. 파격적 보상 체계와 자율적 연구 환경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미국처럼 전 세계 우수 인재가 몰려들 수 있는 정주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대전환기적 AI 시대 주도권은 기술을 만드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국가적 사활을 걸고 AI 인재 사수와 유치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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