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군사 쿠데타가 몇 번 있었나. 다 육군에서 벌어진 일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별로 따로 떼어서 군을 육성하고, 아주 장기간 특정 군종이 군대를 압도적으로 장악하고, 가끔 쿠데타를 일으켜 나라를 절단내고 난 다음 아무런 책임을 안 지면 되겠나”라며 “(3군 사관학교를) 통합하면 이런 가능성이 좀 줄어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 통일부, 국방부(병무청·방위사업청), 국가보훈부 업무보고를 받은 뒤 나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멀게는 5·16과 12·12, 가까이는 2024년의 12·3 비상계엄을 지목하면서 이런 일을 예방하기 위해 특정 군종, 즉 육군의 장악력을 약화시키고 그 일환으로 3군 사관학교를 통합해야 한다는 인식을 밝힌 것이다. 현재 커다란 논란이 되고 있는 사관학교 통합 추진의 진짜 배경이 육사 벌주기, 나아가 육군 힘빼기에 있다는 의혹이 결코 억측이 아니었음을 입증하는 발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의 발언은 그동안 국방부가 육·해·공군 간 벽을 허물고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합동성 강화를 위해 사관학교 통합을 추진한다고 밝혀온 것과는 전혀 결이 다르다.
사관학교를 통합하면 쿠데타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3군 사관학교 통합 교육을 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인 태국이 주요 국가 가운데 쿠데타가 가장 빈발하는 나라인 사실만 봐도 그렇다. 태국은 생도 시절부터 형성된 기수별 인맥과 강력한 유대감이 오히려 군부 결속의 고리로 작용해 수시로 쿠데타가 발생하는 나라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사관학교 통합이 쿠데타 방지의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방증이다. 정치적 앙금과 징벌적 명분이 앞서다 보니 통합안 자체가 오락가락하며 대전 자운대에 ‘바다 없는 해사’ ‘활주로 없는 공사’라는 기형적 형태의 국군사관학교 안까지 나왔다.
군사 쿠데타는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 정치적 목적의 비상계엄도 마찬가지다. 군의 엄정한 정치적 중립과 헌정 수호 의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과거 역사와 결부된 정치적 관점에 바탕을 두고 안보의 백년대계라 할 수 있는 군 엘리트 교육 체계를 근본부터 흔드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군 개혁의 유일한 목표는 강군 육성과 국가 안보에 있을 뿐이다.